'회삿돈 120억 횡령' 간 큰 회계직원 항소심 8년→10년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회삿돈 12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회계직원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형량을 높여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권혁중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여)씨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와 검찰은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각각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씨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B사 기획재경팀 직원으로 재직하면서 회계·자금 집행 업무를 담당했다.
B사의 시장 금리부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 계좌에 연결된 OTP 카드와 공인인증서를 관리하던 A씨는 2011년 10월 12일 사무실에서 B사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500여만원을 이체해 임의로 사용하는 등 이때부터 2013년 7월 30일까지 237차례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26억8천3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2014년 4월 16일부터 지난해 1월 31일까지 570회에 B사의 당좌계좌에서 같은 수법으로 93억6천600여만원을 자신의 통장 등으로 이체해 사용하는 등 모두 12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횡령금액 가운데 14억원은 고가품을 구매하는 등 생활하는 데 썼고, 19억원은 가족들에게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86억원가량은 제3자에게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업무상 보관하던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이를 은폐하려고 회계서류를 조작했다"며 "수법이 매우 대담하고 지능적이며, 범행 기간이 길고 횟수도 상당해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120억원이 넘는 범죄 피해 재산을 부동산이나 고가품, 고가 자동차를 구매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했다"며 "피해 업체는 매우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그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있으며, 은연중에 피해 업체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정을 탓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여러 정황 등 양형 조건을 고려할 때 원심판결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jun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