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쇄신 선언 "퇴직자 재취업 관여 않고 사적접촉도 금지"

입력 2018-08-20 12:00
수정 2018-08-20 15:43
공정위 쇄신 선언 "퇴직자 재취업 관여 않고 사적접촉도 금지"

퇴직자 10년간 재취업 이력 공개…재직자 퇴직前 경력관리 차단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이 퇴직하면 그로부터 10년간 민간기업 재취업 이력이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현직자와 퇴직자의 사적 접촉까지 차단하고, 유착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직원의 외부 교육도 막는다.



공정위는 20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위원회 조직 쇄신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퇴직자의 재취업 과정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재취업과 관련한 부당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익명신고센터'를 홈페이지에 설치, 직원뿐 아니라 기업체 임직원 등 누구라도 신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4급 이상 직원은 비(非)사건 부서에 3회 이상 연속 발령을 금지한다.

외부기관·교육기관 파견과 비사건 부서 근무를 합해 5년 이상 연속 복무를 금지한다.

4급 이상은 퇴직 전 5년간 일했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관련 있는 곳에 3년간 취업할 수 없고,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간 공정위는 퇴직 예정자를 업무 관련성이 높은 사건 부서가 아닌 비사건 부서에 배치하는 '경력관리' 의혹을 샀기에 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퇴직 후 재취업하는 직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공정위는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기관이나 그 소속계열사 등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퇴직자의 취업 이력을 퇴직일로부터 10년 동안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다만 기존 퇴직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퇴직자가 재취업하거나 회사를 옮기는 등 취업 사실을 통지하지 않는다면 향후 공정위 출입을 제한할 계획이다.

취업심사 승인을 받지 않은 퇴직자가 대가를 받고 자문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 행위가 발견되면 즉시 인사혁신처에 통보한다.

퇴직 예정자와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기업 등에게는 이러한 행위가 법률 위반이라는 점을 철저히 알린다.

공정위는 아울러 인사혁신처와 협의해 퇴직 후 자동으로 승진하는 특별승진 제도 개선을 시도하고, 재취업 자체심사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심사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이른바 '한국판 로비스트 규정'으로 불리는 현직자의 의무도 강화한다.

공정위는 현직자와 퇴직자의 사건 관련 사적 접촉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내부 감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를 철저히 감시한다. 위반하면 현직자는 중징계, 퇴직자는 공정위 출입금지 등 불이익을 준다.

현직자는 퇴직자와의 현장조사·의견청취절차 등 사건 관련 공적 대면 접촉, 사무실 전화 등 공적 비대면 접촉도 상세 내역을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현직자는 퇴직자나 기업·로펌의 공정거래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모든 외부교육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된다.

예컨대 공정경쟁연합회의 공정거래법 전문연구과정, 서울대의 공정거래법 연구과정이 그 대상이다. '로비 창구' 의혹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현직자는 기업이나 로펌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대가를 받고 하는 강의를 할 수 없게 된다.

공정위가 이러한 쇄신안을 내놓은 이유는 2012년부터 작년까지 퇴직 간부 18명을 고액의 연봉을 받고 일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 16곳을 압박한 것으로 검찰 조사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혐의로 정재찬·노대래·김동수 전 위원장과 김학현·신영선 전 부위원장 등 전현직 수뇌부 1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김상조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구성원 전체가 일심단결해 노력하고 제가 그 책임의 선두에 서겠다"며 "쇄신 방안은 일회성·임기응변식 조처가 아니며 향후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보완·발전해 나가겠다"고 허리를 굽혔다.

김상조 "공정위 재취업 비리 죄송…국민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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