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국 임금격차 OECD 최고 수준…방치하면 위험하다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상위와 하위 10%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은 작년 기준으로 그 격차가 4.3배로, 통계가 나온 6개국 가운데 미국(5.07배) 다음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2016년에는 회원 22개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작년 기준으로 일본은 2.83배. 뉴질랜드는 2.81배라고 하니 한국의 임금 격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큰 것은 분명한 듯하다.
한국의 이런 현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까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60% 안팎에 그치고 있고,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50∼70% 수준에 머물고 있으니 상-하위 급여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대기업들이 수출 중심이어서 영업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데 비해, 중소기업들은 내수부진의 만성화로 활력을 잃고 있다. 이러하니 어느 정도 임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임금 격차다.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청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를 지나치게 깎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근로자의 급여가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으로 부당하게 이전되는 결과를 낳는다. 또 같은 사업장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는데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보다 급여를 턱없이 적게 받는다면 이 역시 불공정한 임금 격차를 초래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당연히 당국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하고, 기업들은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 52시간 제 시행은 앞으로 임금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초과근로·휴일·야근 수당이 줄어드는 데 따른 타격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저소득자들의 임금 감소가 최소화하도록 정책의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임금 격차 확대는 저소득 근로자에게 경제적 고통과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준다. 이는 사회통합까지 해쳐서 여러 가지 정치 사회적 문제까지 초래한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임금 격차는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 그 시스템은 위기에 직면하고 심할 경우 존속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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