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의 간판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입력 2018-08-19 09:00
[시승기] 현대차의 간판 SUV '투싼' 페이스리프트

동력성능·제동력·편의성 우수…코너링 성능은 아쉬움



(고양=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은 이 회사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내수시장에서는 여전히 세단인 '그랜저'가 왕좌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을 전 세계로 확대하면 투싼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그 투싼의 3세대 모델이 3년 반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돼 최근 출시됐다.

현대차는 17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경기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양주의 모 한옥카페까지 왕복 80㎞ 구간에서 투싼 새 모델을 시승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부분변경이란 이름에 걸맞게 외관에서는 눈매를 다듬는 수준의 가벼운 변화만 줬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등의 디자인이 미세하게 바뀌었는데 구모델보다 잘생겨졌다는 느낌이다.

시승 행사장에서 홍석범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은 투싼 페이스리프트에 대해 "일상생활에서도 다이내믹함(역동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내수시장에서, 특히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독일 차들이 지향하는 운동성능 중심의 차가 각광받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승해본 투싼 새 모델은 그런 지향점을 향한 노력의 흔적들이 묻어났다.

이날 시승 모델은 디젤 2.0 엔진에 현대차의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H-트랙'이 탑재된 모델이었다.

디젤 2.0 엔진은 특히 종전의 6단 변속기 대신 전륜 8단 변속기를 물려 저단 영역에서는 발진·가속 성능을, 고단 영역에서는 연비·정숙성을 향상시켰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실제 몰아본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역동적'이란 표현에 걸맞은 힘과 제동력을 보여줬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보다 50∼60%쯤 더 높은 속도까지 가속을 하면 힘차게 앞으로 치고 나간다.

물론 스포츠카만큼의 압도적인 힘으로 돌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속에서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꾸준히 가속이 이뤄진다.

또 그런 높은 속도에서도 핸들링은 안정적이다. 흔들림이나 불안정함 없이 고속주행을 소화했다.

정숙성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새 차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디젤차 특유의 소음을 잘 잡았고, 저속에서는 물론 고속주행에서도 타이어 소음이나 풍절음 등이 실내로 많이 뚫고 들어오지는 않았다.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다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자 '두두두두'하고 ABS(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가 작동하며 거칠게 차가 멈춰섰다.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달리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만한 차다.

다만 코너링 성능은 여전히 다소 아쉬웠다. 시승 구간이 짧아 충분히 살펴볼 수는 없었지만 구불구불한 도로를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브레이크를 자주 밟아줘야 했다. 코너링 때 차제 하부가 원심력을 이겨내고 균형을 잡는 능력은 개선이 여지가 있어 보였다.

내부 인테리어는 화려하진 않지만 단정하고 사용 편의성이 높다. 처음 타봤지만 숨겨진 기능을 찾기 위해 헤맬 일은 별로 없었던 듯하다.

다만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음성명령 서비스는 아직 음성 인식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몇 번씩 똑같은 말을 반복해야 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차 천장을 거의 다 뒤덮을 만큼 큰 크기로 가슴이 탁 트이는 개방감을 선사한다. 8인치 디스플레이도 큰 화면에 터치 방식과 버튼 방식, 두 가지로 조작이 가능해 시인성이나 사용성이 우수했다.

하지만 사륜구동이나 선루프, 8인치 디스플레이 등의 옵션들이 모두 탑재된 투싼 페이스리프트 디젤 2.0의 가격은 3천600만원 대까지 올라간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듯하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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