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전대 후보들, 수싸움 속 물밑 합종연횡 모색(종합)

입력 2018-08-19 16:37
바른미래 전대 후보들, 수싸움 속 물밑 합종연횡 모색(종합)

'1인 2표제' 채택…두 번째 표 확보 경쟁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9·2 전당대회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6명의 당권 주자 간 '짝짓기'가 승부를 가를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유권자 1명이 2명의 후보를 선택하는 '1인 2표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대 본선 진출자 6명 중 권은희 후보가 여성 몫 최고위원 자리를 이미 확보한 만큼 나머지 남성 후보 5명의 경우 지도부 입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고정표'라 할 수 있는 첫 번째 표에 덧붙여 두 번째 표를 얼마나 끌어모으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후보들은 자신의 리더십과 경쟁력을 알리는 동시에 두 번째를 확보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후보와의 전략적 연대, 즉 짝짓기가 그 수가 될 수 있다.

19일 현재까지 '러닝메이트'를 공식 선언한 후보들은 없지만, 물밑 합종연횡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당장 손학규 후보와 정운천 후보, 김영환 후보와 하태경 후보, 이준석 후보와 권은희 후보가 각각 암묵적인 한 조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손학규 후보는 한때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신용현 의원과 공식 석상에 나란히 자리하며 사실상 러닝메이트 체제를 이뤘지만, 본선 막이 오른 이후에는 '나 홀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칫 '안심'(安心·안철수 전 의원의 의중) 논란과 편 가르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당 출신인 손 후보가 바른정당 출신 정운천 후보와 전략적 연대를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 후보가 바른정당 출신이지만 안철수 전 의원 측과 관계가 나쁘지 않은 데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두 후보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 '윈-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전날 영남권 TV토론회에서 유일하게 정 후보만이 손 후보를 공격하거나 비판하지 않은 점도 이런 관측을 부추긴다.

하태경·김영환 후보는 지난 12일 전대 후보 중 두 사람만 참여한 한 토론회에서 첫 번째 표를 자신에게, 나머지 한 표를 김 후보 또는 하 후보에게 찍어달라고 말해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후보는 일단 연대설을 부인했지만, 성사된다면 역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출신의 짝짓기라고 할 수 있다. 1인 2표제를 십분 활용,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당원들의 표를 확보할 수 있다.

당초 예비경선 때는 이준석·권은희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여겨졌지만, 권 후보가 지도부 입성을 예약해 놓는 변수가 생긴 상태다.

하 후보가 손 후보에 대해 '거짓 해명' 의혹을 제기하면서 견제구를 날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하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손 후보는 탄핵 촛불시위 당시 '거국내각 총리제안이 오면 적극 응하겠다'고 해놓고 영남권 TV 토론회에서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며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후보 측 선대 위원장을 맡은 이찬열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손 후보의 발언은 여야합의로 총리를 임명해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것이지 박근혜 대통령 아래에서의 총리가 아니다"며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나온 발언을 왜곡해 당내 경선에 이용하는 것은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반박했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 막바지에 자신의 첫 번째 지지 후보의 강력한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해 엉뚱한 후보에게 표를 줄 수도 있다"며 "지금의 짝짓기 움직임이 표로 이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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