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중국산 터널 굴착용 부품 면세해 달라"…백악관에 요청
머스크의 보링 컴퍼니, 7월 31일 자로 USTR에 서신
"고율의 관세 부과로 하이퍼루프 프로젝트 차질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산 터널 굴착용 기계 부품들을 무관세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에 요청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첨단터널 공사업체 보링 컴퍼니(The Boring Company)가 트럼프 행정부에 일부 중국산 터널 굴착용 기계 부품들을 관세 적용 없이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링 컴퍼니는 최근 미국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7월 31일 자 서신을 통해 커터 헤드, 스크루 컨베이어와 같은 중국산 터널 굴착용 기계 부품들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 달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요청했다.
이들 부품은 오직 중국으로부터만 원활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현재 정체상태에 있는 미국의 터널 굴착 산업을 부활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링 컴퍼니는 강조했다.
특히 보링 컴퍼니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고율의 관세 부과로 워싱턴DC와 뉴욕을 잇는 하이퍼루프(hyperloop) 건설용 터널 공사가 1∼2년가량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링 컴퍼니는 터널 산업이 중국이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산 터널 굴착용 기계 부품의 관세를 면제해도 미국의 산업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워싱턴DC와 뉴욕 구간을 단 29분 만에 주파하는 하이퍼루프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이퍼루프는 자기장을 이용해 일종의 진공 튜브 속을 떠 움직이는 고속 주행 열차를 말한다. 진공상태의 하이퍼루프를 8∼16인승인 '팟'이 시속 240km가량의 속도로 마치 전기 스케이트처럼 이동하도록 한다는 게 머스크의 구상이다.
머스크는 2017년 7월 20일 트위터를 통해 "보링 컴퍼니가 정부로부터 뉴욕과 워싱턴DC를 연결하는 지하 하이퍼루프 건설에 대한 구두 승인을 받았다"며 "하이퍼루프가 건설되면 뉴욕에서 워싱턴DC까지 29분 만에 돌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미국의 매체들은 지난 2월 보링 컴퍼니가 워싱턴DC 구간의 터널 예비굴착 및 준비를 위한 일종의 허가를 얻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굴착 예비 허가가 난 지점이 워싱턴 북동부 주류·담배·화기류·폭발물 단속국(ATF) 청사와 맥도날드 매장 일대라고 전했다.
이 허가가 굴착 시공 승인을 의미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머스크는 지난 6월에도 미국 시카고 시내에서 오헤어국제공항 사이 24km를 12분에 이동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 터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동부 이스트 할리우드에서 야구팀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 구간에 5.8km 길이의 하이퍼루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시행 중이다.
머스크는 지난 4월 보링 컴퍼니에 1억1천3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보링 컴퍼니는 머스크가 약속한 하이퍼루프 터널 건설을 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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