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전광인 "4년 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VNL 실망감 풀어드리겠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전광인(27·현대캐피탈)은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중국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원했던 메달 색깔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전광인은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레프트 공격수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배구 경기장에서 1시간가량 첫날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뒤에 만난 전광인은 "어제 선수촌 숙소에 들어가니까 아시안게임에 왔다는 실감이 나더라"며 "경기장에 오니 이번 대회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아직도 4년 전 인천을 잊지 못한다. 그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금메달의 꿈은 더욱 간절해졌다.
한국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결승 진출은커녕 준결승에서 2진급으로 구성된 일본에 1-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시 2진급의 중국에 3-1로 승리했다.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남자배구 대표팀은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2006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도 물거품이 됐다.
전광인은 "4년 전에는 차분하지 못했다. 의욕만 앞서서 플레이 하나하나에 힘이 들어갔다"며 "지금은 그때보다는 여유를 가지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한국은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노리지만,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올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승 14패로 출전한 16개국 중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일본과 중국은 9월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1군 대신 2군으로 팀을 꾸렸지만 팬들의 기대치는 낮기만 하다.
전광인은 "VNL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고, 그래서 팬들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팬들의 실망감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하고 왔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여기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가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한국은 대표팀 멤버 14명 가운데 9명이 병역 미필이라 동기부여는 확실한 편이다.
전광인은 "병역 문제가 걸려 있긴 하지만 그것만 생각하면 몸이 무거워지고 오히려 힘들어질 수 있다"며 "그런 걸 떠나서 즐기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으로 하면 그에 따른 성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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