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혁 SICAF 집행위원장 "재도약 기반 마련할 때"

입력 2018-08-19 06:00
방중혁 SICAF 집행위원장 "재도약 기반 마련할 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현재 시카프(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는 정체돼 있다는 판단입니다. 재도약을 위해서는 근본 인식부터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시카프'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다.

'시카프'가 전성기를 누리던 2000년대 초반에는 최고(古)와 함께 최대(大)라는 수식어도 자신 있게 붙일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19일 남산 애니메이션센터 내 시카프 사무국에서 만난 방중혁 집행위원장 역시 시카프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진단에 동의했다.

"1995년 시카프가 시작했고 2000년대 초반에 전성기를 맞이했죠. 그때는 서울시가 연간 10억 원씩 10년간 지원했습니다. 덕분에 예산과 조직이 안정적으로 돌아갔는데 그게 끝나고 나니 조직 운영이 다소 불안정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전성기 '시카프' 재정 규모는 서울시 지원과 자체 수익금을 더해 19억 원에 달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 재정 규모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방 집행위원장은 재도약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상설사무국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든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덧붙여서 이런 행사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에 의해 상설사무국이 운영돼야 해요. 행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있고 전문적인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방 위원장은 2003년부터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콘텐츠산업본부장·산업기반본부장·창업기업육성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가운데 10년가량 콘텐츠산업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시카프'를 지원했다.

그러다가 올해 3월부터 '시카프' 집행위원장을 맡게 됐다. '훈수'만 두다 직접 선수가 돼 링 위에 오른 셈이다.

"훈수 둘 때 하고는 너무 다르더라고요. 가장 싫어하는 말이 '훈수'가 됐어요. 요즘 업계 분을 만나면 '제발 훈수 두지 마시고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직접 참여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닙니다."

학생 참여가 많은 만화·애니메이션 축제는 대부분 여름방학 기간인 7·8월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캐릭터·라이선싱 페어가 지난달 18∼22일 열렸고, 부천만화축제는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됐다. '시카프'는 23∼26일 동대문 DDP와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다.

문제는 만화·애니메이션 축제가 여름방학 기간에 몰리다 보니 겹치는 행사가 많고 업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방 위원장은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행사를 내실화하고 업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비슷한 성격의 행사는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캐릭터·라이선싱 페어는 과거 시카프와 함께 진행하던 행사였어요. 그런데 캐릭터페어 따로, 시카프 따로 하다 보니 업계에서는 부담스럽다고 해요. 여기도 나가고 저기도 나가려면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거죠. 업계에 도움이 되려고 이런 행사를 하는데 오히려 부담되면 안되잖아요."

방 위원장은 올해 '시카프'를 무사히 마친 후 캐릭터·라이선싱페어를 주관하는 콘텐츠진흥원과 두 행사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작정이다.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행사를 열더라도 서로 역할 분담을 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합 운영을 한다면 규모도 있어 보이니만큼 소위 말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위상도 제고할 수 있을 테고요. 큰 틀에서 다시 판을 한번 짜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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