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일자리] 고졸·기능직은 급감…대졸·관리자만 '껑충'
고졸 취업자, 금융위기 수준 감소…대졸은 1년여만에 최대폭 증가
기능직·관리직도 온도 차 뚜렷…일자리 양극화 심화 '조짐'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최근 취업자 수 증가 둔화에 더해 고졸·기능직과 대졸·관리직 간 일자리 양극화 문제까지 심화하고 있다.
고졸·기능직에 집중된 일자리 감소는 저소득 가구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득주도 성장의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졸 이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9만명 증가했다.
이는 전달(34만6천명)보다 증가 폭이 4만4천명 확대된 것으로, 지난해 4월(42만명)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대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매달 20만∼30만명 내외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23만5천명을 기록한 이후에는 4개월 연속 증가 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쇼크'에서 '재난' 수준으로 악화하는 전체 고용 상황과는 다른 모습이다.
고졸 취업자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달 고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8만8천명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3만5천명 줄어든 이후 9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고졸 취업자는 올해 2월 5만명 줄어든 이후 5개월 연속 내리막을 타며 감소 폭을 키우고 있다.
중졸 이하 취업자도 1년 전보다 9만7천명 줄었다.
지난달 대졸 이상 취업자 수가 40만명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전체 취업자가 사실상 제자리걸음한 것은 이처럼 중·고졸 취업자의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관리직과 기능직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직은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1만9천명 줄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2월 15만3천명 줄어든 이후 6개월째 감소 폭을 키운 결과다.
반면 관리자·전문가는 13만8천명 증가했다. 지난해 4월 19만8천명 늘어난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고졸 취업자나 생산직 노동자는 대졸 이상 취업자나 관리직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임금도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
최근 고용 악화가 이런 취약계층에 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일자리 문제를 '양'이 아닌 '질'까지 고려한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힘을 싣는다.
저소득 가구의 고용 악화가 소득 기반을 위축시키면 현 정부 경제 정책의 기조 중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쪽으로 추세적으로 정착되는 느낌"이라며 "음식점의 무인단말기 등으로 노동력이 기계로 쉽게 대체되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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