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진에어, 비정상적 경영행태 계속되면 사업확장 못해"
항공운송면허 유지하되 강력한 '경고메시지' 발송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외국인 임원 불법 등재 논란에 휩싸였던 진에어[272450]에 대해 항공운송 면허를 유지하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비정상적 경영행태가 반복될 경우 사업확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토교통부 진현환 항공정책관은 17일 세종청사에 연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고 "청문 과정에서 진에어가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제출했다"며 "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진 정책관 일문일답.
-- 진에어가 청문 과정에서 제출한 재발방지 대책은 무엇인가. 그리고 국토부의 향후 계획은.
▲ 청문 후 법률 전문가 등 자문을 거쳤는데, 조현민 전 대한항공[003490] 전무의 불법 행위를 이유로 면허취소를 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선량한 주주와 근로자의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렇다 해도 이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비정상적인 경영행태가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문 과정에서 진에어가 법률 위반 행위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냈다.
정부는 수평적인 노사관계 정립, 사외이사 역할 강화, 사회공헌 등 진에어가 약속한 사항들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정 기간 신규 운수노선 배분과 신규 항공기 등록 등을 해주지 않고 전세기, 부정기 항공기 운항 등도 일체 불허할 것이다.
진에어에 세부 이행계획을 제출하게 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내 노사관계가 좋아지고 경영 투명성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다시 면허자문회의 등 외부 의견을 수렴해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이는 상당기간 지속할 수 있는데, 기간은 유동적이다.
-- 신규노선을 배분하지 않는 근거는.
▲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계속되는 경우 또다른 형태의 이용자 불편이 있을 수 있어서 제한하는 것이다.
항공사업법 시행규칙 8조는 이용자 편의에 적합하지 않은 영업 행태를 보인 경우 신규노선 등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 진에어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는 계획인가. 대한항공은 사외이사를 특정 로펌 변호사로 채우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사외이사 독립성을 어떻게 확립한다는 것인가. 총수 일가가 진에어나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을 뗀다든가 하는 납득할만한 계획을 내놓은 것은 없나.
▲ 진에어가 제시한 개선 방안을 보면 의사결정 체계를 점검하고 임원이 아닌 대한항공 일가가 경영에 개입하는 것을 배제하는 내용이 있다. 사외이사를 확대하고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며 노사 간 수평적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진에어 노조가 설립됐기에 노사가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의 경영문화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 총수 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 떼지 않으면 사업확장을 할 수 없는 것인가.
▲ 항공산업은 경영행태만 보면 가장 후진적이다. 총수 일가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사업확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총수 일가가 비상임 이사나 이사 등 직책을 맡지 못한다고 보면 되나.
▲ 그들이 진에어의 직원이나 임원으로 근무하는 것 자체에 대해 다 제어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을 수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이 돼야 개선 방안이 이행됐다고 판단할 것이다.
-- 미래 신규노선 등을 불허한다고 했는데, 현재로서 진에어에 가해지는 제재는 없나. 진에어 경영진이 총수 일가 측근으로 채워지면 총수가 '섭정'을 할 수 있는데.
▲ 그런 지적을 많이 들었다. 총수 일가가 측근에 경영을 맡기는 행태에 대해서도 당연히 검토할 것이다. 기존 사업에 대해서는 제한할 수 없다.
-- 항공법의 모순이 많이 지적된다. 법령 개정 계획은.
▲ 법률이 상충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외국인 등기임원이 한 명도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한다.
국적 항공사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스탠다드 등을 감안해 내달 항공산업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추가적인 지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 에어인천은 아무 문제 없나.
▲ 에어인천은 화물 전용 항공사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도 없어 별도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
-- 국토부도 반성해야 하지 않나.
▲ 에어인천의 외국인 임원 불법 등기를 방치한 직원에 대한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이다. 항공사의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문제에 대해 우리도 반성하고 있다. 항공 정책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면허 관리나 이른바 '칼피아 논란' 등에 대해 고민을 해서 9월 중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 국토부 조사과정에서 조현민 씨에 대한 서면이나 출석 조사를 한 바 있나.
▲ 진에어에 대해 청문 절차를 거치면서 대표이사와 법률 대리인 등을 통해서 소명을 들었다. 조 씨에 대해 별도 조사는 하지 않았다.
-- 당초 청문회를 3번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2번만 하고 자문회의로 넘긴 이유는.
▲ 당초 3회를 계획했으나 청문 과정에서 새로운 쟁점이 발생하지 않았다. 행정절차법에도 3회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항공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절차를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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