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별 귀뚜라미 추출물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잡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서 곤충추출물 효과 과학적 규명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은 한약연구부 채성욱 박사팀이 곤충추출물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개선 효과를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방간은 크게 과음 때문에 생기는 알코올성과 비만·당뇨·고지혈증·대사증후군과 밀접한 비알코올성으로 나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산이 중성지방 형태로 간세포 내에 5% 이상 축적된 형태다.
오랜 시간 놔두면 간염, 간 섬유, 간 경변 등 심각한 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동의보감 탕액 편에는 양서류와 파충류 등에서 약재로 쓸 수 있는 95종을 정리한 충부(蟲部)가 있다.
곤충 중에선 벌, 사마귀, 매미, 개구리, 굼벵이, 누에 등의 질환별 효능이 서술돼 있다.
연구팀이 사용한 곤충은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 귀뚜라미 등 3종이다.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에 등록된 식품원료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 모델에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 귀뚜라미 등 추출물을 각각 투여해 14주간 관찰했다.
체중변화, 혈청 내 지질 관련 인자, 간 조직 내 지방 축적 관련 인자 등을 주로 살폈다.
그 결과 곤충추출물을 투여한 모든 실험군에서 혈청 내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량,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간 손상 시 혈중으로 유출돼 혈중 수치가 증가하는 효소인 아스파테이트 아미노 전이효소(AST)와 알라닌 아미노 전이효소(ALT)도 곤충추출물 투여군에서 함께 감소했다.
쌍별 귀뚜라미 추출물 투여 실험군의 경우엔 간 기능 개선제에 널리 쓰이는 밀크티슬(밀크시슬)보다도 중성지방이 31% 더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곤충추출물의 지방간 억제 작용 원리도 밝혀냈다.
곤충추출물이 유리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의 생합성 경로에 관여해, 지방 축적을 유도하는 유전자(SREBP-1c, 아디포넥틴, 사이토킨) 발현을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
채성욱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다양한 질환의 예방과 치료 연구에 곤충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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