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폭염은 남았다…드라마도 예능도 '호러'를 찾아
'호러블리'·'탐정'·'손'부터 '대탈출'·'썰왕썰래'까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불볕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다음주 다시 폭염과 열대야가 예고된 가운데 방송가에서는 드라마와 예능 가릴 것 없이 '호러'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먼저 첫발을 뗀 KBS 2TV 월화극 '러블리 호러블리'와 9월 5일 첫 방송을 앞둔 KBS 2TV 수목극 '오늘의 탐정', 9월 12일 OCN에서 선보일 수목극 '손 더 게스트'가 눈에 띈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호러와 로코(로맨틱코미디) 장르를 어떻게 적절하게 조합할 것인가가 극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됐다.
19일 기준 4회(프리미엄CM 제외 2회)까지 방송한 가운데 아직 시청률이 5%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노련한 박시후-송지효 조합은 볼만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첫회부터 필립(박시후 분) 어머니가 을순(송지효)과 운명을 바꾸는 장면이나, 풀리지 않는 인생에 절망한 을순이 어머니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다 기적처럼 대본을 완성하는 장면에서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강조한 연출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기대와 달리 호러 요소가 많지 않고, 호러보다도 미스터리에 가까운 데다 코미디와의 조합도 어중간하다는 비판도 있는 상황이다.
'러블리 호러블리'에 비하면 '오늘의 탐정'은 좀 더 본격적으로 호러와 미스터리 요소가 강조된 작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다니엘과 박은빈, 이지아가 주연으로 나서는 이 드라마는 귀신을 잡는 탐정 이다일(최다니엘)과 열혈 조수 정여울(박은빈)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으로 빠져드는 내용이다.
속을 알 수 없는 탐정 이다일은 스틸컷만 봐도 음산한 느낌을 주며, 무엇보다 '귀신을 본다'는 설정이 있어 컴퓨터그래픽이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함을 안긴다.
최다니엘 역시 홍보사를 통해 "연기할 때 생각지도 못한 감격과 소름이 들 때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늦여름 시청자들에게 오싹함을 선물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스릴러 장르 특성상 극 곳곳에 반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손 더 게스트'는 방송 전부터 '한국형 엑소시스트'로 불리며 화제가 된 만큼 퇴마 등 호러 요소를 통해 짜릿함을 선물할 예정이다.
'보이스' 시즌1과 '블랙' 등으로 특유의 거칠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연출을 보여준 김홍선 PD는 이번에 '보이스'에서 만났던 김재욱과 최근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주목받는 김동욱, 그리고 정은채와 손을 잡았다.
이 드라마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으로 벌어지는 범죄에 맞서는 영매와 사제, 형사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의 일그러진 마음에 깃든 악령을 쫓는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 드라마로,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의 결합이 섬뜩한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예능 '납량특집'도 여전하다.
방 탈출 게임을 소재로 한 tvN '대탈출'에서는 최근 '악령감옥' 편을 방송해 마니아들 이목이 쏠렸다.
6명 멤버는 미스터리한 별장으로 안내돼 악령이 들끓는 콘셉트의 별장에서 '분신사바'에 도전하는 등 극한의 공포를 체험했다. 무서운 밀실을 탈출하기 위해 끈끈한 팀워크를 선보이다가도 급박한 상황에 몰리면 서로 떠미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면서 시청률이 2%(닐슨코리아 유료가구)에 육박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코미디TV 미스터리 토크쇼 '우주적 썰왕썰래'는 최근 귀신 편 녹화 중 기이한 일들이 발생했다고 알려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작진은 "토크 중 아무도 없는 공간에 가만히 놓여있던 물체가 갑자기 떨어지고 기이한 소음이 들려 출연자와 제작진이 모두 공포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