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사진 많이 찍히네" 웃음 뒤 인공기 게양 땐 눈물…北 입촌식(종합)
원길우 단장과 여자 핸드볼 선수 등 총 21명 참석
"평양보다 자카르타가 덜 더워 지낼만합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김경윤 주경돈 기자 = "우리 사진 많이 찍히네"라고 환하게 웃던 북한 선수들이 인공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흘러나오자 눈물을 흘렸다.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발견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북한 대표팀 입촌식의 상반된 두 얼굴이다.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체육성 부상)과 선수단 관계자, 선수 총 21명이 입촌식에 참석했다. 선수는 여자 핸드볼 대표만 나왔다. 북한 대표팀 관계자는 "다른 종목 선수들은 훈련 일정 때문에 참석이 어렵다. 송구(핸드볼) 선수들만 왔다"고 설명했다.
현지 시간 오전 10시께 선수촌 숙소 앞에 등장한 북한 선수단은 밝은 표정으로 대기했다. 한국 취재진은 물론 일본, 중국 취재진도 북한 선수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북한 선수단은 잠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크게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었다.
대기실로 이동할 때는 여자 핸드볼 선수들은 "우리 사진 많이 찍히네"라고 까르르 웃기도 했다. 선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북한 관계자들은 "평양이 더워서 이곳 날씨가 더 좋게 느껴진다"는 등 짧은 대화에도 응했다.
입촌식은 예정했던 10시 30분보다 10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예멘, 태국 선수단 뒤로 북한 선수단이 등장했다.
밝은 표정으로 예멘, 태국의 국기 게양을 지켜보던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울리자 진지한 표정으로 국기를 바라봤다. 여자 핸드볼의 문홍심과 오경선은 눈물도 흘렸다. 박성옥 여자 핸드볼 감독도 연신 눈가를 훔쳤다.
국기 게양 때 눈물을 흘렸던 선수들도 퇴장할 때는 밝은 미소를 보였다. 선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로만 답했고, 관계자들이 "기분 괜찮습니다. 많이 묻지는 마십시오" 등의 답을 했다.
행사장 근처에서 입촌식을 지켜본 김일국 체육상은 "자카르타에서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다. 경기장에서 더 얘기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 단상에서 행사를 진행하며 흐뭇하게 웃은 원길우 단장은 "우리 민족이 아시아 경기대회(아시안게임)에서 민족 앞에 큰 성과를 쟁취하길 바란다"라며 "북과 남이 단합된 힘을 과시하자"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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