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과감한 조치" 평가속 신중 반응

입력 2018-08-16 11:54
수정 2018-08-16 14:00
美언론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과감한 조치" 평가속 신중 반응

WP "문대통령 제안, 美서 면밀히 검토"…NYT "美정책과 상충 우려"

스콧 스나이더 "남북관계 발전이 한반도 비핵화 원동력"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밝힌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등 북한과의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과감한 조치'라고 평하면서도 대체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련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일종의 지역 경제 통합을 위한 첫번째 조치로서 북한과의 도로·철도 연결 사업을 제안했다고 소개하면서 문 대통령의 구상이 앞으로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는 시각을 함께 전했다.

WP는 "문 대통령이 섣불리 행동하는 것은 아닌지, 미국 내에서 그의 발언들이 면밀히 검토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할 때까지 제재 압박을 유지하길 원하지만 지금까지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있다는 진정한 징후는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과감한 경제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면서 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 포기 유인책으로 제시한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남북을 철도로 연결하고 공동 경제구역을 만드는 등의 구상이 실행된다면 남북을 70년 넘게 갈라놓았던,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돼 있는 국경 지대의 긴장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즉 미국이 준비 중인 구상을 넘어설 위험성을 높였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지기 전까지는 제재 완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해 해왔는데,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러한 문 대통령의 제안은 미국의 입장과 상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 동력으로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경축사 내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CFR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국의 주도권을 강조한 부분, 즉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진다"고 언급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남북한 관계의 발전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원동력"이라며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놓는 과감한 접근으로서, 한국의 자주권을 바라면서도 동맹을 필요로 하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가 지역과 세계 안정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지,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이 이를 시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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