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스와핑' 피해자 "암호화폐 사기, 통신사 책임" AT&T 제소
"고객 기밀 유출로 피해 발생"…2천540억 원 손배소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세계 최대 암호화폐 투자가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클 테르핀이 15일 미국 통신사 AT&T를 상대로 2억2천400만 달러(2천541억 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접수된 69쪽의 소장에 따르면 테르핀은 지난 1월 7일 이른바 '심(SIM) 스와핑'으로 불리는 휴대전화 계정의 '디지털 신원 도용'을 통해 암호 화폐 토큰 300만 개 이상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도난당한 토큰의 금액은 2천380만 달러지만, 징벌적 손해 비용으로 2억 달러를 더 요구한다고 밝혔다.
즉, 자신의 통신서비스 업체인 AT&T의 부주의와 잘못으로 자신의 휴대전화 계정이 침해당했고, 휴대전화에 들어있던 암호 화폐 지갑이 해킹당한 만큼 AT&T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테르핀 변호인이 AT&T에 적용한 혐의는 사기, 중과실, 사생활 침해, 기밀 고객 기록의 무단 공개, 동의 법령 위반, 직원 관리 감독 소홀 등 16건이나 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심칩으로 불리는 SIM(가입자 식별 모듈) 카드는 각자의 고유 번호를 갖고 있어 이 카드만 꽂으면 휴대전화를 자신의 단말기처럼 활용할 수 있고, 휴대전화 가입자 인증도 할 수 있다.
심 스와핑은 가입자의 전화번호를 다른 사람이 관리하는 심 카드로 전송하도록 이동통신사업자를 속인 뒤 암호를 재설정해 가입자의 온라인 계정에 접근하는 수법이다.
테르핀은 자신의 암호 화폐가 도난당한 뒤 휴대전화 계정이 국제범죄조직에 넘어갔다면서 사건 발생 후 미 사법당국이 AT&T와 접촉도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암호 화폐의 시장 규모는 2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이 출현한 후 나타난 암호 화폐의 수만 1천800개 이상이다.
2013년 초 최초의 디지털 통화 펀드인 '비트앤젤스'를 창설한 테르핀은 현재 세계 최대 디지털 화폐 헤지펀드인 '알파빗 펀드'의 수석 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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