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석 "KOICA 중장기 자문단 관리 엉망…매년 25억 예산전용"
"인력 운용에 원칙 없고, 파견자 관리 시스템도 부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퇴직 전문가를 개발도상국에 파견해 정책과 지식을 전수하는 '중장기 자문단 사업'의 예산 및 인력 운용 실태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KOICA는 지난해 중장기 자문단 사업비로 151억5천7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실제로는 177억700만원을 집행했다. 부족한 25억8천900만원은 월드프렌즈봉사단 예산에서 끌어다 사용했다.
같은 방법으로 2015년에는 14억6천만 원, 2016년에는 34억6천만 원의 자문단 사업비를 증액했다.
앞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자문단 예산이 다른 쪽에 사용했다. 2011년에는 30억을 책정하고는 실제 23억3천400만원을 쓴 뒤 나머지 6억6천500만원을 다른 사업비로 돌렸다. 또 2012년에는 23억6천500만원, 2013년 37억100만원, 2014년 32억800만원을 여타 사업비로 돌려 사용했다.
정 의원은 "중장기 자문단 사업비로 7년동안 평균 25억원씩 감·증액 전용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썼다"며 "올해에도 40억 원을 전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인력 운용에도 아무런 원칙이나 계획이 없다고 그는 지적됐다. 최근 3년 동안 연간 120명씩 선발해 파견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447명을 내보내 연평균 29명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파견 인력 관리 시스템도 허술하다고 정 의원은 꼬집었다. 실제로 KOICA는 최근 3년간 활동지원비와 관련해 허위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가족을 현지에 동반한 자문단원 5명에게 징계조치(주의 2건, 경고 2건, 자격박탈 1건)를 내렸다.
정 의원은 지난 1월 KOICA의 지원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가 이 사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2월 국회에서 대책을 요구했으며, 당시 KOICA 측은 "잘 살펴보겠다"고 대답하고서도 6개월이 지나도록 가만히 있다가 지난 6일에야 종합평가용역(11월 종료)을 발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OICA는 "국회 지적사항 등을 반영해 일단 올해 예산(55억 9천만 원)와 기준 인원(120명)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또한 최근 7년간의 사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인력관리 강화 방안 등 향후 5개년간 사업 추진 방향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KOICA 중장기 자문단은 공공행정, 교육, 농림수산, 보건 등 분야의 퇴직 전문가를 최초 6개월에서 1년간 파견하고, 최장 3년까지 연장 근무할 수 있으며 지난 7월 현재 24개국 8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주거비 포함 현지 생활비 월 4천 달러와 현지 활동지원비 월 500달러, 왕복 항공료와 출국준비금 50만 원, 재해 보험료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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