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상 타결 불발…어업공동위 열지도 못해(종합)

입력 2018-08-16 11:33
수정 2018-08-16 14:19
한일어업협상 타결 불발…어업공동위 열지도 못해(종합)

연승어선 입어규모 등 양측 입장差 커…"타결 지속 노력"

상대국 EEZ 조업규모 韓 1만8천t vs 日 7천t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내년 6월까지 적용되는 한일어업협상이 양측 간 이견 문제로 한일어업공동위원회가 열리지도 못하는 등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부터 내년 6월까지 '2018년 어기'에 적용할 한일어업협상 타결을 목표로 4월부터 일본 측과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이달 초까지 예정됐던 협상 타결을 위한 한일어업공동위원회가 열리지 못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는 올해 4월 과장급 1회, 5∼6월 국장급 3회, 6월 실장급·차관급 각 1회 등 총 6차례에 걸쳐 일본 측과 협의했다.

한일 양국은 한일어업협정에 따라 매년 상대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입어했지만, 2015년 어기가 끝난 이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3년째 서로의 EEZ에서 입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해 6차례의 협상 중에 협상이 끝나고 어업공동위원회를 열자는 내용까지 있었다"며 "그러나 그 전 단계 회의에서 생각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어업공동위원회를 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일어업협상은 국장급 소위원회에서 입어 규모나 조업 조건을 협상하고, 그 결과물에 대해 양국 합의가 이뤄지면 어업공동위원회를 열어 채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어업공동위원회가 열린다면 이는 양국 간 협상이 타결됐다는 의미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일본 외무대신을 접견한 자리에서 관련 이슈를 언급하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일어업협상이 조속히 타결됐으면 좋겠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해 협상에서의 주요 쟁점은 두 가지"라며 "우리나라의 갈치 연승어선 입어 규모와 동해 중간수역의 대게 어장에서 어장의 교대 이용"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어기 협상 당시 한일 양측은 내년(2019년)까지 우리 연승어선의 입어허가 척수를 40척 줄이고, 일본은 선망 어선 30척과 채낚여선 10척 등 40척을 줄여나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일본이 우리 연승어선의 불법어업을 문제 삼으며 입어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요구하고 나서자 문제가 생겼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본은 불법 어업 문제를 들어 130척을 줄여달라고 요구해 와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했다"며 "우리는 기존 40척에 '플러스 알파'를 하는 수준으로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우리 측은 불법어업을 근절하고자 불법 어선은 앞으로 일본 EEZ 입어를 금지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동해 대게 어장과 관련해서는 일본 어업인의 교대조업 수역·기간 확대 요구로 2012년부터는 교대조업이 중단된 상태다. 과거 양국 어업인은 동해 중간수역에서 자율적으로 일정한 수역과 기간을 합의해 어장을 교대로 이용해왔다.

해수부는 "정부 간 입어협상과는 별도로 양국 어업인은 교대조업 협의뿐 아니라 업종별로 민간 협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노력해왔지만, 양측 어업인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또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는 데에는 우리나라가 후쿠시마 수산물 반입을 제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일각에 지적에는 "심정적으로는 그런 부분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공식적으로) 그것을 이유로 협상이 진행되지 않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입어협상 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교대조업 협의는 양국 어업인이 주도해 자율적으로 협의하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는 일본 측 EEZ에서 연 1만8천t, 금액으로 따지면 720억원어치의 조업을 한다. 반면 일본은 우리 측 수역에서 고등어 등을 7천t 잡는 데 그쳤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 측 수역에서 조업하던 일본 측 배들은 태평양 수역으로 나가 조업한다고 한다"며 "태평양에서 조업 상황이 나쁘지 않다 보니 일본 측에서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압박을 덜 받지 않나 한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갈치는 올해 조업 상황이 좋아 오히려 가격이 예년보다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수산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도 협상을 다시 하자고 촉구 서한을 보내놓은 상태"라며 "일본 측도 협상을 타결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므로 조만간 연락을 오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