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김선욱·임동혁·선우예권이 한 피아노 앞에

입력 2018-08-15 23:18
별들의 잔치…김선욱·임동혁·선우예권이 한 피아노 앞에

클래식 스타 총출동한 '스타즈 온 스테이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1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한국 대표 클래식 스타 10팀이 모인 공연 '스타즈 온 스테이지'의 앙코르 무대는 말 그대로 '별들의 잔치'였다.

환호 속에 다시 등장한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선우예권, 김선욱은 한 대의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았다. 앉을 공간이 부족해 서로 몇 번이나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모습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클래식 공연장 객석을 홀로도 너끈히 채우는 이들 피아니스트는 옹기종기 앉은 채 라흐마니노프의 '여섯 손을 위한 로망스'를 유려하게 연주했다.

맏형 김선욱의 두터운 저음과 임동혁의 감각적인 터치, 선우예권의 맑은 고음부가 어우러져 이 곡의 보석 같은 매력이 반짝반짝 빛났다.

두 번째 앙코르 무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김봄소리,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 첼리스트 문태국, 앙상블 클럽M이 총출동해 한국 전통 민요 '아리랑'(안성민 편곡)을 연주했다. 이들 역시 국내외 무대를 활발하게 누비는 대표 차세대 연주자들이다.



색다른 앙코르 무대가 증명하듯 이날 공연은 클래식계 새로운 실험의 자리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 클래식 기획·매니지먼트사 7곳, 연주자 10팀이 뭉쳐 '클래식계 어벤저스'를 선보이는 연합 프로젝트였다.

공연 형식도 출연자 구성만큼이나 독특했다. 이날 하루 동안 총 4회 공연이 릴레이식으로 열리는 실내악 마라톤으로 치러졌다. 낮 12시 1부 공연으로 문을 연 이 날 공연은 2부(오후 2시 30분), 3부(오후 5시)를 거쳐 4부(오후 7시 30분)로 마무리됐다.

더없이 화려한 클래식 잔치였지만, 그 이면에는 업계 '파이'를 키우기 위한 절박한 고민이 숨어 있다.

최근 한국 클래식 음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연주자를 대량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여전히 한정적이다.

박진학 스테이지원 대표는 이날 프로그램북에 이 같은 업계 고민을 적었다. "각종 콩쿠르에서의 한국 아티스트 수상 소식은 이제 더는 특별한 뉴스가 되지 못할 정도다. 이는 매우 기쁘고 고무적이면서도 동시에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기고 있다. 이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있는가, 이들이 과연 제2의 정경화, 백건우가 될 수 있을까."

이날 공연은 결국 이 같은 고민에 대해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한 국내 공연 기획자들과 연주자들의 의미 있는 한 걸음으로 해석된다.

제작발표회를 겸해 최근 열린 제6회 영아티스트포럼에서 이샘 목프로덕션 대표는 "산발적으로 일해 온 기획사들이 건강한 클래식 시장의 토양을 만들기 위해 연대를 보여준 공식적인 첫 공연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결국 좋은 공연, 좋은 기획, 좋은 연주는 클래식 관객의 증가, 업계 파이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이런 의미있는 시도에 관객들도 화답했다. 이날 스타 10팀이 모두 등장한 4부 공연에서는 빈 좌석을 찾아보기 거의 어려웠다.

4회 공연을 묶어 판매한 패키지 공연 티켓도 300장가량 판매됐다.

음악 평론가 최은규는 "각자의 연주는 자주 들었지만, 이번 연주회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며 "개성 강한 연주자들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음악을 만드는 모습이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