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환율 방어 일단은 '약발'…리라 가치 반등(종합3보)

입력 2018-08-15 23:52
터키 환율 방어 일단은 '약발'…리라 가치 반등(종합3보)

외환스와프 등 규제·가계 소비도 억제…"미와 긴장 완화가 근본 대책" 지적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리라화 가치 폭락에 따른 터키의 금융 불안이 규제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가 외환거래를 제한하는 등 조처에 나서면서 리라-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리라는 장중 4% 가까이 하락(가치 상승)한 6.12리라로 거래됐다. 이번 주 초 리라화는 달러당 7.2149리라에 거래되는 등 가치가 폭락했다가 BDDK가 외환거래를 규제하면서 추가 하락 사태는 피했다.



터키 BDDK는 외환스와프를 비롯해 외환 거래를 전면 규제하는 대책을 시행하며 환율 방어에 나섰다.

터키 은행들은 은행 지분의 25% 내에서만 외국은행 등과 스와프 거래가 허용된다. 13일 터키 BDDK는 거래 한도를 지분의 50%로 축소했다가 다시 이틀 만에 이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고정환율을 적용하고 일부 위험 부채를 상환 가능 부채로 조정하는 것도 허용하는 등 은행들의 운신 폭을 넓혀줬다.

터키는 16%에 이르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가계부채 상환 만기 단축, 신용카드 할부 규제 등 가계 쪽도 고삐를 죄며 소비 억제에 나섰다.

라보뱅크의 이머징마켓 통화 전략가인 피오트르 마티스는 "터키 리라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외국인들의 접근을 막아 리라화를 안정화하려는 또 다른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규제당국의 이런 조치가 리라화 안정에 지속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터키의 신용부도스와프(CDS)는 리라화 급락의 영향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티스는 "리라화의 가치 상승은 지속해서 유지되는 현상이라기보다 잠시 일어난 변화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과 엄격한 회계정책 등이 동반되고 무엇보다 미국과 긴장 관계를 해소해야 리라화 가치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과 분쟁의 원인이 된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거부하면서 미국산 자동차와 주류, 잎담배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달 독일을 방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현안과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정상회담 전 양국의 재무장관들이 별도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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