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8도, 대전 39.4도…'찜통 더위'에 갇힌 광복절
도심 곳곳에는 집회·시위 인파…물놀이장·카페는 피서 행렬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광복 73주년을 맞은 15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이 계속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광복절 관련 집회와 행사가 열려 곳곳이 북적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요 도시의 최고기온은 서울 38도, 인천 35.4도, 수원 35.4도, 춘천 37.1도, 강릉 30.4도, 청주 38.3도, 충주 38.9도, 대전 39.4도, 전주 38.1도, 광주 37.7도, 제주 33.5도, 부산 34도, 포항 31.1도 등을 기록했다.
이 시각 제주 산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에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다.
남부지방 곳곳에 비가 내렸으나 더위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오후 4시까지 일 강수량은 북춘천 40.5㎜, 포항 7.3㎜, 울산 7.2㎜, 부산 4.6㎜ 등이었다.
올해 발생하는 태풍마다 한반도에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약화하거나 빗겨가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제15호 태풍 '리피'는 이날 오전 부산 남동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으며 더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계속된 가운데서도 많은 시민이 광복절을 기념한 집회와 행사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도심 곳곳이 북새통을 이뤘다.
정의기억연대가 이날 정오께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700명에 달하는 활동가·시민들이 참석했다.
옛 일본대사관 앞은 이날 평화나비네트워크와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연합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달아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어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밖에 광화문 광장은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등이 공동 주최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국민추모제가 열렸다. 중구 대한문 앞과 서울역 등에서는 정치적 구호를 담은 보수단체의 집회와 시위도 열렸다.
집회·시위에 참석하지 않는 시민들은 카페나 영화관 등을 찾아 더위를 피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역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드라마를 보던 직장인 양 모(33) 씨는 "더위도 식히고 밀린 일도 할 겸 아침부터 집 근처 카페에 나와 있는데, 점심때부터 카페가 빈자리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포대교 아래 물놀이장은 더위를 피해 그늘에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성황이었다.
휴일을 맞아 나들이 인파가 몰려 고속도로는 다소 혼잡했으나 주말보다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후 4시 30분 현재 전국 고속도로 85.5㎞에서 정체가 빚어지면서 이 구간에서 차량이 시속 40㎞ 미만으로 달리고 있다.
영동고속도로는 인천 방향 군자분기점→서창분기점 7.8㎞ 구간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는 서울 방향 남춘천나들목→강촌나들목 8.9㎞ 등 구간에서 차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휴일을 맞아 이날 강원권에서 수도권을 향하는 서울양양선, 영동선을 위주로 오후에 혼잡하고, 일요일보다는 혼잡도가 다소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구간의 정체는 늦어도 오후 8∼9시께 모두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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