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비엔날레 계절…전국서 현대미술 축제
광주비엔날레 9월7일 개막…전후로 서울·부산·창원 등지서 열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9월 첫주 달력이 '비엔날레'로 가득 찼다.
2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 축제인 비엔날레가 전국에서 일제히 막을 올린다.
광주비엔날레(9월 7일 개막)를 비롯해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6일), 부산비엔날레(8일), 창원조각비엔날레(4일),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1일) 등은 개막식을 앞두고 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 '상상된 경계들' 모색하는 광주비엔날레…5·18과 북한미술 주목
11월 11일까지 66일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열리는 광주비엔날레는 43개국 출신 작가 164명(팀)을 불러 모았다.
클라라 킴 등 큐레이터 11명이 '상상된 경계들'을 내걸고 마련한 7개 주제전은 전쟁·분단·냉전·독재 등 근대 잔상을 돌아보고, 포스트인터넷 시대의 격차·소외 등을 짚어본다.
신작 프로젝트 GB커미션에서는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 카데르 아티아, 마이크 넬슨,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작가가 민주와 인권, 평화 등을 논한다.
올해 비엔날레에서는 광주의 정치·사회적 맥락과 연계된 작업들이 눈에 띈다.
주제전의 샤넬 애브니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총탄 흔적이 남은 전일빌딩에 미국 흑인 작가로서 정체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회화를 선보인다.
작가그룹 옥인 콜렉티브도 5·18 기록물을 재해석한 현수막 작품을 설치한다.
영국의 손꼽히는 설치미술가 마이크 넬슨, 태국의 유명 실험영화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또한 5·18 광주정신을 녹여낸 작품을 준비 중이다.
문범강 큐레이터가 대형 집체화를 포함한 조선화 20여 점으로 구성한 북한미술전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도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 신냉전 시대의 분리·불안·대립 돌아보는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보다 하루 늦게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의 올해 주제는 '분리'다.
34개국 출신 65명(팀) 작가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분리된 영토와 심리적 상흔을 다양한 시각으로 펼쳐낸다.
독일의 헨리케 나우만은 베를린 장벽 붕괴 및 독일 통일 이후 상황과 새롭게 등장한 파시즘을 거대한 설치 작업으로 보여주며, 싱가포르의 밍 웡은 중국과 홍콩 경계에서 나타나는 분리를 다룬다.
주황은 중국과 구소련에 존재하는 한국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연구를 펼쳐 보이며, 정윤선은 한국전쟁 초기에 부산에서 발발한 국민보도연맹 학살사건 현장을 관람객과 함께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참여작가 규모 등은 이전보다 줄었으나 주제 의식을 보다 심도 있게 파고들었다고 부산비엔날레는 자신했다.
◇ 미디어아트부터 조각, 수묵까지 비엔날레 '풍성'
주제를 좁혀 특정 장르별로 최신 흐름과 다채로운 작업을 소개하는 비엔날레도 개막을 기다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미디어아트 축제인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9월 6일∼11월 18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고민한 '에우 젠'(Eu Zen), 즉 좋은 삶을 논한다.
올해는 미술뿐 아니라 무용, 출판, 환경, 경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공동감독을 맡아 참여자나 형식에서 범위를 더 확장했다.
수묵화를 주제로 한 국내 첫 비엔날레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남 목포시와 진도군 일대에서 진행된다.
'오늘의 수묵'을 주제로 평면뿐 아니라 입체,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된 수묵 작업이 소개된다. 국내뿐 아니라 영국, 핀란드, 미국 등 서구권 작가까지 총 250여 명이 참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9월 4일부터 41일간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등에서 열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에는 벨기에 빔 델보예, 루마니아 미르치아 등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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