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선거…박극제 전 청장 돌연 후보 사퇴
"석연치 않은 선거일정 연기와 자격 논란에 불만"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선거에 출마했던 박극제 전 서구청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해경 수사를 받는 현 대표이사의 후보 등록과 선거일정 돌연 연기로 몇 차례 논란이 있었던 어시장 대표이사 선거가 또다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박 전 청장은 1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석연치 않게 대표이사 선출이 10일 이상 연기되고 있으며 자격문제가 없는데도 자격 운운하는 등 논란이 있어 좀 더 수산업계의 현대화 사업과 경영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분이 선출되시기를 바란다"며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동어시장이 위치한 서구에서 3선 구청장을 지낸 박 청장은 수산업 분야에 종사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자격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수산업, 수산 관련 유통업과 관련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 상근직으로 10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출마할 수 있다는 정관을 이유로 박 전 청장의 후보 자격을 정식으로 인정했다.
수산업계는 갑작스러운 후보 사퇴를 두고 3선 구청장을 지낸 박 전 청장이 '자격논란' 등을 겪으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박 전 청장이 수산업계에서 추대해서 후보 등록을 했는데 막상 선거에 뛰어들다 보니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산업계 관계자는 "어시장이 매년 적자 운영을 해나가는데 대표이사 선거에서 밥그릇 싸움만 하는 모습을 보고 박 전 청장이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청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업계가 아닌 외부 인사가 영입되어 수산업계의 혁신을 바란다는 수산업계 원로들의 의견에 따라 후보 등록을 했는데 선거가 시작되고 보니 혁신을 하기 힘든 구조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전 청장의 사퇴에 따라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선거는 이주학 현 대표이사, 박세형 전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장, 박병염 부산수산물공판장 중도매인협회장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오는 20일 대표이사 추천위원회가 후보자 면접을 거친 후 1순위 후보를 선정한다.
이어 22일 공동어시장의 지분을 가진 5개 조합장은 1순위 후보를 상대로 투표해 새 대표이사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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