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났는데 협력업체 직원에겐 대피방송 안 해…본사직원만 방독면
서산 KCC 공장 화재 당시 인근 협력업체 직원들 평소대로 작업
공장 내 위험물질 가득…"누출됐더라면…생각만 해도 아찔"
(서산=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14일 발생한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KCC 공장 화재와 관련, 협력업체 직원에는 대피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서산 KCC 공장 협력업체 직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40분께 이 공장에서 불이 나 2시간 10분가량 진화작업이 벌어질 동안 10여m 떨어진 협력업체에는 대피방송 등 어떤 안내나 고지도 없었다.
사고 직후 공장 인근 주민에는 재난 문자가 전송됐지만, 당시 근무 중이던 10여 명의 인근 협력업체 직원들은 이조차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화재에도 건축자재 등에 실리콘으로 마감하는 작업을 평소대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A씨는 "우리는 공장에 불이 나고 소방차가 왔다갔다 한 것을 봤지만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며 "본사 정규직 직원들은 방독면 쓰고 다니는데, 우리는 어떤 상황인지도 몰라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장에 염산·불산 등 폭발 위험물질을 보관 중인데 누출됐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평소엔 본사가 협력업체와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해 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불은 플랜트 반응기 내 이온수지의 온도 상승으로 인화성 물질이 연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응기가 불에 타면서 1천3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번 화재로 인한 유해화학물질 누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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