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국방수권법 서명에 "美에 엄중 교섭 제기" 반발(종합2보)
중국 정부 부처 일제히 나서 맹비난…외교부 "美, 냉전사고 버려야"
국방부 "중국 내정 간섭 말라"·상무부 "中투자자들 공평히 대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서명하면서 중국 위협론 등을 거론하자 중국 정부 부처들이 일제히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NDAA에 서명하면서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해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 최강이라며 중국의 위협을 언급한 데 대해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루캉 대변인은 "중국은 이미 미국의 NDAA에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표명했고 미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결연한 반대를 무시하고 고집대로 중국과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이 포함된 NDAA에 서명한 데 강렬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이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을 포기하고 중미 관계를 정확하고도 객관적으로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하며 중국 관련 부정적인 조항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미 관계와 협력에 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중국 국방부 우첸(吳謙) 대변인은 "NDAA의 중국 관련 내용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있고 중미간 대립을 과장하며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있다"면서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양국 관계의 발전 분위기를 파괴하며 상호 신뢰를 해쳤다"고 비난했다.
우첸 대변인은 "중국군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이미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며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어떤 국가도 대만과 정부 간 왕래 및 군사 접촉을 반대하고 대만을 중국에서 분열시키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람이 신용이 없으면 생존하지 못하고 국가가 신용이 없으면 망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하며 중미 양국과 양군 관계, 대만 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해쳐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관련된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NDAA에 서명한 것과 관련, 미국 측에 중국 투자자들을 공평하게 대할 것을 주문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수권법의 일부로 미국 내 외국인 투자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는 것을 주목했다"면서 "중국은 이 법안 내용을 포괄적으로 평가해 법안 시행 과정에서 중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경제 세계화가 심화해 다국적 기업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면서 "중미 양국 기업들은 투자와 협력을 심화하고자 하는 바람과 잠재력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양국 정부는 기업의 호소에 순응해야 하고 양호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중국 투자자들을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대해야 하며 국가 안전 심의가 중미 기업들의 투자와 협력에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서명한 NDAA는 미국 내 해외투자에 관련된 업무를 관장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강화해 외국 기업의 미국업체 인수합병 등을 막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CFIUS는 그동안 국가 안보를 내세워 중국의 미국기업 사냥을 막아왔다. CFIUS는 최근에는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사인 앤트 파이낸셜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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