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수문 최대 개방했지만…녹조 원인 남조류세포 외려 급증
최근 3년간 최대…"수량 대폭 줄고 상류서 오염원 유입된 탓"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수문을 최대 개방한 금강 세종보의 수질이 오히려 더 나빠지면서 녹조 원인으로 지목되는 남조류 세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환경부 조류측정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세종보(금남)의 유해 남조류 개체수가 ㎖당 1만7천185마리로 조사됐다.
2016년 환경부 조류측정 자료를 보면 세종보의 유해 남조류 개체수는 6월까지 발견되지 않다가 8월 평균 1천953마리로 집계됐다.
2017년에는 7월까지 발견되지 않다가 8월 평균 3천여마리가 측정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세종보에서는 6월부터 남조류 세포가 측정됐고, 8월 평균 1㎖당 1만1천140마리로 급증했다.
세종보의 지난달 평균 수온은 26.5도로, 2017년 7월 평균 수온 26.2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올해 6월 평균 수온(17.4도)은 지난해 6월 평균 수온(20도)보다 더 낮았지만, 더 빨리 남조류가 생식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러다 계속된 폭염으로 8월 세종보 평균 수온이 29도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상승하며 남조류가 급증하는 기폭제가 됐다.
물에서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지오스민 농도도 22.7ng/ℓ로 덩달아 높아졌다.
현재 세종보는 수문을 최대 개방해 보 바닥이 보일 정도로 수량이 줄어들었다.
2017년 5월 수문을 개방하기 전 세종보 수량은 평균 570만t이었으며, 저수율은 평균 100%를 넘었다.
수문을 최대 개방한 현재 저수량은 97만t, 저수율은 17.2%로 줄어들었다.
수문을 모두 열고 유속을 높였는데 오히려 남조류 세포가 급증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대폭 줄어든 수량이 세종보 남조류 세포 증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녹조 생식에는 수온, 유속, 총인량, 수량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영향을 미친다.
수량이 줄어들면서 폭염에 따른 온도변화에 민감해져 수온이 쉽게 상승할 수 있다.
또 상류에 있는 대청댐에서 방류량을 줄인 탓에 상대적으로 수질이 나쁜 미호천의 오염물질이 대거 유입된 것도 남조류 생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금강유역환경청은 설명했다.
금강환경청 관계자는 "최근 세종보 남조류 세포가 급증한 것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올해 세종보 수문을 최대 개방하면서 수량이 대폭 줄어 남조류가 급증했고, 상류인 대청댐 방류량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수질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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