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전국 곳곳서 위안부 피해자 추모행사 이어져

입력 2018-08-14 16:20
"잊지 않겠습니다"…전국 곳곳서 위안부 피해자 추모행사 이어져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첫 정부 기념식, 경기도 양주·경남 김해서는 소녀상 제막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가기념일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자 제73주년 광복절 전날인 14일 전국 곳곳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오후 위안부 피해자들이 잠든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첫 정부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림의 날인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날이다.

지난해 12월 관련 법률이 바뀌면서 민간에서 열던 기림의 날 행사가 올해 처음으로 정부 행사로 거행됐다.

청소년들이 참가한 추모비 제막에 이어 김학순 할머니 증언 영상 상영, 배우 손숙의 헌시 낭독, 노래 가시리를 편곡한 공연, 이용수 할머니 발언, 기념사, 고향의 봄 합창으로 진행됐다.

정부 기념일 외에 전국 곳곳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경남도는 제3회 경상남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었다.



경남도는 정부 기념일보다 앞서 2015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이듬해부터 매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를 개최한다.

박성호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기림일 행사가 위안부 피해자를 위로하고 역사적 사실을 알리며 인권의 중요성을 되짚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 시민단체인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 진주평화기림사업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 피해자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 편지쓰기 행사를 연다.

또 14∼15일 박물관 강당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무료 상영에 들어갔다.



거제평화의 소녀상 건립 기념사업회는 거제문화예술회관 내 평화의 소녀상 공원에서 기림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생 네트워크인 '평화 나비'와 고교생 모임 '날갯짓', 춘천여성민우회는 강원도 춘천시 의암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각각 기림의 날 행사를 했다.

강릉 여성의 전화는 강릉시 경포 3·1 독립만세운동 기념탑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3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저녁 무렵 경기도 양주시와 경남 김해시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우뚝 섰다.

양주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양주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옥정중앙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했다.

시민 성금 등으로 모은 1억800여만원으로 소녀상을 만들었다.

양주 평화의 소녀상의 손은 나비를 날려 보내는 모습으로 제작했다.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는 손짓을 형상화했다.

소녀상 아래쪽에는 건립 취지문과 소녀상에 대한 설명을 새겼다.

김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도 연지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청동 재질인 소녀상은 맨발로 선 채 손을 앞으로 뻗은 모습이다. 손등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나비가 올려져 있다.

추진위 측은 소녀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본으로 끌려가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 아픔의 크기, 다시 고국에 돌아와 느꼈던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 등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1천 회를 맞은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우진 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에도 건립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전국 100여 곳에 서 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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