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여자 골프 '양강' 오지현·최혜진
17일 개막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대결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하반기를 맞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판도가 오지현(22)과 최혜진(19) 양강 구도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15일 현재 오지현과 최혜진은 상금왕 대상 포인트에서 1, 2위를 나눴다.
대상 포인트에서는 최혜진(362점)이 오지현(349점)을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지만 상금 랭킹에서는 오지현(6억6천543만 원)이 최혜진(6억2천631만 원)을 앞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상금 6억원, 대상 포인트 350점을 넘은 선수는 오지현과 최혜진 둘밖에 없다.
상금 3위 장하나(26)는 4억7천87만 원으로 5억 원 고지를 넘지 못했고 대상 포인트 3위 이승현(27)은 237점으로 300점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오지현과 최혜진은 대상 포인트나 상금에서 대회 한 번에 따라 바뀔 만큼 격차가 좁다.
KLPGA투어 양강을 이룬 둘은 닮은 듯 다른 골프를 구사한다.
둘은 투어에서 손꼽는 장타자다.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256.9야드인 최혜진은 장타 순위 2위에 올라 있고 평균 251.5야드의 오지현은 장타 순위 13위를 달린다.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한다는 점도 닮았다. 라운드당 버디 개수에서 오지현(4.25개)이 1위, 최혜진(4.23개)이 2위에 오른 이유다.
하지만 둘의 필살기는 다르다.
오지현의 주 무기는 퍼트다. 라운드당 퍼트 개수(28.7개)에서 1위다.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오지현의 역전승은 신들린 퍼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혜진의 장기는 정교한 아이언샷이다. 그린 적중률 1위(81.13%)가 말해주듯 최혜진은 웬만해선 그린을 놓치는 법이 없다. 끊임없이 버디 찬스를 만들어낸다.
서로 상대의 강점이 약점이기도 하다.
오지현은 그린 적중률이 35위(73.61%)에 그친다. 최혜진은 퍼트에서 27위(평균 30개)로 밀려나 있다.
이런 오지현과 최혜진은 오는 17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리는 KLPGA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 나란히 출전한다.
대회 결과에 따라 또 한 번 상금과 대상 포인트 레이스가 요동칠 전망이다.
나란히 2승씩 올린 둘은 3승 고지 선점 경쟁도 뜨겁다.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둔 오지현이 상승세를 탔다면 최혜진은 작년 이 대회 우승자로서 코스에 대한 자신감이 앞선다. 최혜진은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우승해 스타덤에 올랐다.
둘은 장하나와 함께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직전 대회 우승자와 디펜딩 챔피언이 1, 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둘의 출사표는 조심스럽다.
오지현은 "우승하면 다음 대회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일단 톱10을 목표로 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최혜진은 "첫 타이틀 방어전 때 욕심을 냈더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타이틀 방어를 의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금 3위 장하나와 대상 포인트 3위 이승현, 그리고 최혜진, 오지현, 장하나와 함께 나란히 시즌 2승을 올린 이소영(21)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우승은 없지만 평균타수 2위(69.72타)를 달리는 등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작년 전관왕 이정은(22)은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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