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은 '니플', 부탄은 '버튼'…트럼프의 '황당한' 외교적 무지
장기 별거중인 모디 인도 총리에 대해선 "내가 중매할 수도" 농담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국가들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거나, 별거 상태인 타국 지도자에게 '중매를 서주겠다'고 농담하는 등 외교적 무지를 드러낸 사례들이 공개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학습곡선'이라는 제목으로 익명의 소식통들이 전한 사례들을 열거했다. 이 매체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남아시아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두 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백악관 회동에 앞서 남아시아 지도를 공부 삼아 보면서 네팔(Nepal)을 니플(nipple)로, 부탄(Bhutan)을 버튼(button)으로 각각 잘못 발음했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네팔과 부탄이라는 나라가 존재하는지조차 헷갈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떤 나라인지를 몰랐다. 인도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모디 총리가 백악관 방문에 아내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고 그가 장기간 별거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농담 삼아 중매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만남에 관해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면 내가 그에게 누군가를 소개해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디 총리의 결혼과 별거는 당사자가 곤혹스러워하는 복잡한 문제라는 점에서 적절치 않은 농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모디 총리는 조혼 관행에 따라 18살 때 자쇼다벤이라는 이름의 여성과 결혼했으나, 곧바로 고향을 떠나 아내와 사실상 헤어진 상태다.
모디 총리는 아내와 공식으로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2014년 총선 전까지 결혼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독신자처럼 살아왔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식 악센트를 따라하면서 모디 총리의 흉내를 낸 적이 많다고 WP가 올해 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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