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도박이 아닌 치열한 두뇌 싸움…첫선 보이는 브리지

입력 2018-08-15 06:45
[아시안게임] 도박이 아닌 치열한 두뇌 싸움…첫선 보이는 브리지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령인 80세 선수 출전

한국은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중 유일하게 선수 미파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52장의 플레잉 카드로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브리지(Bridge)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편성됐다.

경기를 치르는 데 필요한 최소 인원은 4명이며, 테이블에서 마주 보는 두 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13장씩 카드를 나눠 가지면서 경기는 시작된다.

카드를 한 장씩 뽑아 딜러를 정한 뒤 으뜸패를 결정하기 위한 입찰(Bid)을 진행하고, 이후 딜러의 왼쪽에 앉은 사람이 카드를 한 장 내놓으면 나머지 3명은 같은 문양에 맞춰 카드를 내야 한다.

이때 가장 높은 숫자를 낸 사람이 4장의 카드를 가져가게 된다. 이런 식으로 모든 카드를 소진하면 미리 정한 계약 내용에 따라 점수를 계산해 승자를 결정한다.

이번 대회 브리지는 남자 페어·단체, 여자 페어, 혼성 페어·단체, 슈퍼 혼성 단체 등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직접 몸으로 뛰는 종목이 아니다 보니 선수의 연령이 높은 게 특징이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며, 여자 페어에 출전하는 리타 초크시(인도)는 1938년생으로 올해 80살이다.

이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령 기록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40개 종목 가운데 브리지에만 유일하게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는다.

1993년 창립한 한국브리지협회(KCBL)가 한국 내 브리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저변이 아직 부족하다 보니 소수의 애호가만 즐기고 있다.

아시안게임 등 국제 종합대회 출전을 원하는 종목단체는 대한체육회에 가맹해야만 한다.

국내 브리지 관련 단체 가운데 대한체육회 가맹을 완료한 곳은 없으며, 이번 대회에도 자연스럽게 선수단을 파견하지 못한다.

한국브리지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브리지 게임을 즐긴 사람은 안중근 의사의 조카딸인 안젤라 안 씨다.

국내 사교계에서 소수의 사람만 즐기던 브리지는 최근 들어 동호인의 수가 늘어가는 추세지만, 스포츠로 인정받으려면 갈 길이 멀다.

브리지가 폭넓게 인기를 얻고 있는 서양에서도 이 종목이 스포츠인지, 아니면 단순한 카드 게임인지는 논란이 끝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2015년에는 영국에서 브리지를 스포츠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계브리지연맹(WBF)은 브리지를 바둑이나 체스와 같은 '마인드 스포츠'로 규정하며,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인정단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과 투자 전문가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이름난 브리지 애호가로 둘은 파트너를 이뤄 북미 브리지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덩샤오핑은 서양의 카드놀이라며 브리지 금지령이 내려진 문화대혁명 기간에도 홍위병의 눈을 피해 몰래 즐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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