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임원 '언론 죽게 놔둘 수도' 발언 논란
캠벨 브라운 "저커버그 언론 신경 안 써"
페이스북 "맥락 왜곡한 부정확한 보도"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우리는 언론이 활성화되도록 도울 것이다. 정반대로 몇 년 후에는 마치 호스피스에서처럼 내가 죽어가는 사업의 손을 잡고 있을 수도 있다."
페이스북의 글로벌 언론 총괄인 캠벨 브라운이 최근 호주 언론계 고위 간부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한 말이라고 호주 신문인 '디 오스트레일리언'이 13일 보도했다.
CNBC 방송은 "이는 페이스북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언론을 죽게 놔둘 수도 있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전했다.
브라운은 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언론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내게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많은 여지를 주고 양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언론은 덧붙였다.
'비보도(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한 브라운의 발언을 호주 언론이 이같이 보도하자 페이스북 측은 "정확하지 않으며 맥락에서 벗어났다"고 반박했다.
브라운은 CNBC 등 언론사에 보낸 성명에서 "이 인용문은 정확하지 않으며 우리가 가졌던 토론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우리 팀이 전 세계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매일 하는 일은 언론이 성공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초점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것이 당시 토론의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의 호주·뉴질랜드 언론 총괄인 앤토니아 샌다는 "언론계 인사들과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하기 위한 우리의 시도를 이런 식으로 왜곡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 오스트레일리언'은 "우리가 보도를 위해 페이스북과 접촉했을 당시 페이스북은 토론 내용이 녹음됐음을 시사했다"면서 "그러나 녹취록을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번 사태는 최근 페이스북과 언론 간 점증하는 긴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등 서방 언론들은 페이스북이 기사 트래픽의 거대한 원천인데도 자신들이 언론이 아닌 기술 기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언론으로서의 법적 의무는 회피하고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여기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시장을 장악하면서 언론의 수익 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다.
특히 최근 페이스북을 통한 가짜 뉴스 범람 대책으로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이 개인 간 연결을 위한 장으로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뉴스 피드의 양을 줄이겠다"고 밝힌 뒤 일부 언론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졌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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