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드론 암살기도 사건 조사에 美 FBI 참여 타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드론(무인기) 암살기도 사건의 조사에 미국 수사당국의 참여 여부를 타진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군부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드론 암살기도 사건의 조사를 돕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오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다만 조건을 달았다. 그는 "FBI가 플로리다 주에서 이번 암살기도 사건에 관여한 인물들을 조사하도록 미국 관리들이 승인한다면 FBI가 이곳에 오는 것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4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행사에서 연설하던 중 드론(무인기)이 연단 근처 공중에서 폭발하자 긴급 대피해 다치지 않았다.
마두로는 암살기도 사건 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과 결탁한 우익 세력들이 베네수엘라의 반체제 조직과 공모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과 콜롬비아에 관련 용의자들의 신병을 자국에 인도하도록 압박해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암살기도 사건 이후 친미성향의 이웃 국가 콜롬비아와 미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오스만 델가도 타보스키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10명을 체포했다.
특히 국회의장을 지낸 야권 지도자인 훌리오 보르헤스 의원과 후안 레케센스 의원 등 2명을 범행 가담자로 지목하고 레케센스 의원을 체포했다. 보르헤스 전 의원의 신병 확보를 위해서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 발령을 요청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거주하며 이번 사건의 자금을 댄 것으로 지목된 타보스키의 신병인도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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