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푹신한 그라운드 잔디…김학범호 태극전사들 '체력과 싸움'

입력 2018-08-12 18:37
[아시안게임] 푹신한 그라운드 잔디…김학범호 태극전사들 '체력과 싸움'

15일 바레인전 경기 시간 예상 기온 21도…잔디 적응이 관건



(반둥=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혹독한 한국의 폭염 속에서 구슬땀을 흘린 덕분에 태극전사들은 인도네시아의 고온다습한 기후에 충분히 적응을 마쳤다. 다만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기후가 아닌 경기장 그라운드의 잔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15일 오후 9시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SI Jalak Harupat)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펼친다.

태극전사들은 8월 동남아의 고온다습한 기온에서 경기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소집훈련 때부터 체력 훈련에 공을 들였다.

특히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지난 5월 치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일찌감치 무더위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

공교롭게도 최근 한반도가 폭염에 휩싸이며 기온이 40도 가까이 치솟는 통에 오히려 인도네시아보다 더 혹독한 더위를 맛봤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경기 장소가 반둥으로 결정되면서 태극전사들은 사실상 무더위에 대한 걱정은 내려놨다.

반둥은 해발 768m의 고산 지대로 자카르타(해발 8m)보다 평균기온이 4도 이상 낮다. 반둥은 8월 낮 평균 최고기온이 28.3도 정도로 자카르타(30.6도)보다 시원하다.

특히 저녁 시간대는 기온이 20도 초반으로 떨어지고 습도는 60% 정도여서 야외 활동을 하기에 적당하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과 바레인의 1차전이 펼쳐지는 15일 오후 7시 예상 기온은 21도에 습도는 61%, 강수확률은 5%에 불과하다. 풍속도 시속 5㎞ 정도로 축구 경기를 하기 좋은 날씨인 셈이다.





이미 혹독한 더위 속에 진땀 나는 훈련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태극전사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실력 발휘에 나설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다만 변수는 잔디다. 바레인전을 비롯해 한국의 모든 조별리그 경기가 치러질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의 잔디는 동남아의 상징처럼 불리는 일명 '떡잔디'는 아니다.

일명 '떡잔디'는 잔디의 넓은 잎들끼리 엉켜 축구화의 스터드가 박히면 턴 동작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의 잔디는 국내 경기장과 비슷한 모양의 잔디로 식재돼 태극전사들이 이질감을 느낄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잔디가 심어진 토양이 무르다는 게 함정이다.

12일 취재진이 경기가 펼쳐질 경기장 그라운드를 점검한 결과 국내 그라운드와는 달리 밟을 때마다 잔디가 쑥 꺼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푹신했다.

푹신한 잔디는 선수들이 넘어질 때 보호를 받는 장점은 있지만 마치 모래사장을 뛸 때와 같은 체력 소모를 감당해야 한다.

지난 5월 인도네시아 전지훈련 때 대표팀의 김은중 코치가 미리 사전에 답사를 마친 뒤 김학범 감독에게 잔디 상황을 보고했다는 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 문제는 대표팀이 자칫 경기장 잔디 상태를 느껴보지 못하고 실전에 바로 나서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대표팀에 통보한 훈련 일정에는 13~14일까지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이 아닌 다른 경기장에서 훈련하게 돼 있어 대표팀 관계자는 대회 조직위에 훈련장 일정을 다시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김학범 감독은 앞서 국내에서 훈련할 때 잔디 문제에 대해 "다른 환경은 흉내 내도 잔디만큼은 우리가 할 수 없는 만큼 선수들이 잘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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