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제재로 프랑스가 포기한 이란 가스전 지분 인수
中 국영기업 CNPC, 토탈 지분 인수해 총지분 80% 확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로 프랑스 토탈 사가 포기한 이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사업을 중국 국영기업이 인수했다고 이란 IRNA 통신과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석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中國石油·CNPC)는 지난주 프랑스 토탈 사가 보유한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지분 50.1%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CNPC가 보유한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의 총 지분은 80.1%로 늘어나게 됐다.
CNPC는 중국석유화공(中國石化·SINOPEC)과 함께 중국의 양대 석유회사를 이루며, 포천 500대 기업 순위에서 매출 기준 4위를 차지했다.
토탈과 CNPC, 이란 국영기업 페트로파르스는 각각 50.1%, 30%, 19.9%의 지분으로 총 48억 달러를 투자해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을 개발, 액화천연가스(LNG)와 가스 콘덴세이트를 생산키로 지난해 7월 계약했다.
이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은 단일 가스전으로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제재 재개라는 복병을 만나게 됐다.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2015년 7월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타결했다.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나라들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8일 JCPOA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달 6일까지를 '90일 유예기간'으로 통보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이란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우려한 토탈 사는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지분을 포기하기로 했고, 이를 CNPC가 인수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이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373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등으로 경제 영토를 넓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란과 경제적, 정치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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