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류서 보트 전복, 소방관 2명 실종…"소용돌이 휩쓸린듯"(종합2보)

입력 2018-08-12 22:08
수정 2018-08-14 16:56
한강 하류서 보트 전복, 소방관 2명 실종…"소용돌이 휩쓸린듯"(종합2보)

'수중보에 보트 걸려 있다' 신고받고 출동해 급류에 뒤집혀

헬기 4대 등 투입해 8시간 넘는 수색에도 못 찾아…야간 수중수색 시작



(김포=연합뉴스) 신민재 윤태현 기자 = 한강 하류에서 보트를 타고 구조활동을 벌이던 소방관 2명이 배가 뒤집히면서 실종돼 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1시 33분께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김포대교 아래 한강 신곡수중보에서 김포소방서 소속 수난구조대 보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길이 7m, 폭 2.5m, 최대속력 45노트의 알류미늄합금 재질 보트에 타고 있던 대원 3명이 모두 물에 빠졌다.

이 중 1명은 보트를 뒤따르던 같은 수난구조대 소속 제트스키에 구조됐으나 A(37) 소방장과 B(37) 소방교 등 2명은 실종됐다.

실종된 2명을 포함한 수난구조대원 4명은 전복 사고가 나기 30분 전인 이날 낮 12시 57분께 해당 지역 군 초소로부터 '보트가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난사고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트 1대(3명)와 제트스키 1대(1명)에 나눠타고 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난구조대 보트는 신곡수중보에 접근해 민간 보트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급류에 휩쓸려 전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출동 대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신곡수중보에 걸려 있던 민간 보트는 당국이 인양한 결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의 폐보트가 강물에 떠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전복사고가 발생하자 헬기 4대와 구조정 5척, 구조대원 440명을 투입해 8시간 넘게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실종자들을 찾지 못했다.

전복된 구조보트는 사고 지점에 계속 떠 있는 상태다.

당국은 밀물로 신곡수중보 상류와 하류 높이가 비슷해져 물살이 잠잠해지는 오후 10시부터는 사고 수역에 잠수사들을 투입해 수중 수색을 시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1988년 염수 피해 방지와 용수 확보 목적으로 잠실수중보와 함께 신곡수중보를 설치했다. 한강을 가로질러 고양시 덕양구 신평동과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를 연결하는 길이 1천7m의 수중보다.

남쪽인 김포 쪽(124m)은 댐처럼 수문을 설치해 문을 열면 물이 빠져나가는 가동보 형태이고, 북쪽인 고양 쪽(883m)은 물속에 높이 2.4m의 고정보를 쌓은 형태로 건설됐다.

이번에 소방 구조보트가 전복된 지점은 고양시에 가까운 고정보 쪽이다.

이곳에서는 2016년과 지난해에도 한강을 운항하던 보트가 보(洑)를 넘는 과정에서 낙차 때문에 전복되거나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보트 전복사고 당시 가동보의 수문이 열려 있었던 점을 들어 수문 개방과 사고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일단 사고 발생 지점이 수문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점 등을 들어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신곡수중보는 하루 2차례 수문을 개방하는데 오늘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수문이 열려 있었지만 수문 개방시 보트가 전복된 고정보 쪽의 유속은 오히려 떨어지는 탓에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명호 김포소방서장도 현장 브리핑에서 "실종된 구조대원들은 수중보의 물살이 너무 세서 구조 보트와 같이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물살이 세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종된 A소방장과 B소방교는 2012년 수난구조 전문대원 등으로 임용된 뒤 근무성적이 우수해 모범공무원 표창을 받은 베테랑 구조대원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