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권자 절반 "'노 딜'시 브렉시트 여부 다시 국민투표해야"
유권자 1만명 대상 설문조사…메이 총리는 지속적으로 반대 뜻 밝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유권자 중 절반가량은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아무런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Brexit) 여부를 다시 한 번 국민의 뜻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국 1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브렉시트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더 피플스 보트(The People's Vote)' 캠페인의 의뢰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5%는 브렉시트와 관련해 영국과 EU 간 협상이 어떤 결과에 이르더라도 이에 대해 제2 국민투표를 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반대하는 비율은 34%였다.
만약 '노 딜(no deal)' 상황에 처할 경우 EU를 떠날지와 남을지를 누가 결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0%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의회에서 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유고브의 전 회장인 피터 켈너는 "이번 설문조사 관련 유권자들의 뜻은 명확하다"면서 "정부와 의회가 브렉시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능성을 배제해왔다.
그러나 내년 3월 말 브렉시트를 앞두고 메이 총리는 아직 보수당 내부와 EU 측을 모두 만족시키는 미래관계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메이 총리 내각은 브렉시트 이후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해 EU와 상품과 농산물을 자유롭게 교역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U 잔류와 '노 딜' 브렉시트, 메이 총리의 제안 등 세 가지 방안에 대한 선호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40%는 EU 잔류를 택했다.
'노 딜' 브렉시트는 27%, 메이 총리의 제안은 11%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리암 폭스 영국 무역부 장관이 최근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60%라고 밝히는 등 영국과 EU 간 미래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파운드화 가치는 이번 주에만 1.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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