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국제레저대회 '규제 역발상'…레저관광도시 꿈꾼다

입력 2018-08-12 09:45
춘천국제레저대회 '규제 역발상'…레저관광도시 꿈꾼다

레저대회 2주 앞으로…24∼27일 30개국 6천명 참가

25가지 체험행사 마련…25일 샤이니 등 개막공연 '관심'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지구촌 레저축제'인 강원 춘천시의 국제레저대회 개막(24일)이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7회째인 춘천국제레저대회는 매년 한 차례씩 번갈아가며 국내대회와 국제대회로 나눠 열리고 있다.

올해는 송암동 스포츠타운 일대에서 14개 종목에 30개 국가 6천50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열린다.

대회 개막을 축하하는 공연으로 25일 오후 7시 '케이팝(K-POP) 메가 콘서트'에 샤이니 등 유명 아이돌 그룹 등 출연이 예정돼 있어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 부족한 관광 인프라 '호반의 도시'에서 '산·강·호수' 활용

레제대회는 도시개발에 번번이 발목을 잡던 규제 걸림돌을 역으로 활용하자는 데서 시작됐다.

춘천시는 1967년 의암댐 건설로 북한강 줄기를 가로막은 대형 호수가 만들어진 호반의 도시다.

청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멘 청춘이 경춘선 기차에 올라 북한강 호수 변을 따라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관광도시에 걸맞지 않게 단순히 경관만 즐길 뿐 관광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고, 지역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전형적인 분지형 지형에 호수를 낀 경관은 충분했지만 이를 직접 즐기고 체험할 공간과 기회가 전무했던 셈이다.

특히 수도권 상수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중 삼중 규제에 묶인 상태이다.

돌파구를 고민하던 춘천시는 규제를 활용하자는 역발상으로 레저도시를 꿈꾸었다.

여기에 2002년 당시 보편화하여가던 주 5일제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보고 가는 자연경관이 아니라 휘청거리는 지역경제를 살릴 해법으로 신성장동력인 레저관광산업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수도권 레저인구를 '산, 강, 호수'를 모두 갖춘 춘천의 자연으로 끌어들여 지역개발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로 했다.

먼저 2005년 2월 레저와 관련한 국제학술단체인 월드레저기구가 주최하는 총회 유치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단순히 학술대회에 그치는 총회가 아닌, 세계 처음으로 레저 종목 경기도 함께 치르는 행사로 만들었다.

애초 세계레저올림픽이라는 이름으로 대회를 준비했지만, 올림픽 명칭을 사용할 수 없어 레저대회로 열리게 됐다.

◇ '자연경관 활용' 레저대회 성공적…지속적인 모델을 찾아라

2010년 레저를 주제로 한 학술발표 형식 총회와 경기대회는 그해 76개국 1만8천명이 찾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춘천을 단숨에 국내 대표 레저관광도시 반열에 올릴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120억을 투입한 막대한 예산에 비해 지속적인 수익모델이 없었다.

또 내면에 드러난 국제대회 수준에 걸맞지 않은 주차장 부족과 잡상인 난입 등 각종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회를 위해 춘천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라인 전용 경기장 등에 모두 1천억원을 투입한 것에 비해 지속적인 활용방안도 찾기 힘들었다.

특히 첫 대회 이후 존폐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레저관광도시를 향한 춘천시의 꿈을 멈추지 않았다.

레저관광도시가 아니면 침체한 지역 난관을 헤쳐나갈 대안이 없다는 공감대가 자리 잡았다.

춘천시는 대회 예산이 반 토막 넘게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관람객과 시민이 함께 레저를 즐기는 역동적인 레저도시에 다시 도전했다.

'레저는 삶이다!'(Leisure is life!)라는 대회 슬로건으로 누구나 참여하는 레저대회로 탈바꿈을 시도한 것이다.



세계 최고 기량의 레저 종목 선수 경기를 관람하는 기회와 함께 직접 레저를 체험하고 참여하는데 대회 초점이 맞추어졌다.

이에 맞춰 2015년부터 레저 관련 동호인 중심 참여형 축제로 국내대회가 신설됐다.

격년제로 열리던 국제대회가 대회가 열리지 않는 홀수해에 국내대회를 열어 레저 동호인의 저변확대를 꾀한 것이다.

◇ 누구나 참여하는 축제 지향…레저관광도시가 목표

누구나 레저를 즐기고 체험하는 행사로 만들겠다는 춘천시의 목표는 올해가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춘천시와 레저조직위원회는 경기장 앞에 펼쳐진 의암호에서 수상 체험 등 동호인과 시민이 어울려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체험을 대폭 늘렸다.

대회 기간 폭염을 이기는 물놀이장을 비롯해 카약, 딩기 요트, 수상바이크, 킹카누가 무료로 운영된다.



또 액션스포츠, 다트, 바둑, 까롬 등도 체험할 수 있다.

무대 프로그램으로 춘천MBC 라디오 공개방송, 한국전통가요 가수초청공연, 물총축제, 강변가요제, 인디밴드 공연, 이디엠(EDM) 파티, 호반영화제, 자유공연이 마련된다.

부대행사로 VR 체험존, 레트로 게임존, 한지공예, 한복체험, 드론 조립과 비행체험, 캘리그라피, 캐리커처, 민속놀이 캔들 만들기 등도 예정하고 있다.

대회 기간 셔틀버스도 무료로 운행한다.

올해 대회는 국제대회 5개, 국내대회 9개 종목으로 나눠 펼쳐진다.

국제종목은 액션스포츠, 인라인 슬라럼, RC 레이싱 챔피언십,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선수권대회와 함께 제5회 까롬월드컵과 겸해 올해 처음 까롬대회가 열린다. 국내 종목은 기존에 열렸던 드론레이싱, 스포츠클라이밍, 아이스하키, 인라인스피드에 올해 새롭게 킹카누 레이스, 다트 챔피언십, 태권무, 바둑대회, 딥워터솔로잉이 준비됐다.

대회 연계 행사로 국제댄스연맹(IDO) 총회 및 월드댄스컵 대회도 펼쳐진다.

17일부터 26일까지 총회 6일, 대회 4일로 나눠 열리는 이 대회는 춘천시가 레저대회 규모와 권위를 높이고자 유치했다.

올해 대회를 계기로 레저관광도시 꿈을 점차 현실화시키는 기적 같은 변화를 춘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번 대회를 기반으로 레저도시를 넘어 문화예술 체육 도시 춘천으로 이미지를 확대하겠다'며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역경제 활성화 1등 공신이 되도록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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