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드들강변 아파트 거미떼의 습격…늪지대 풀숲이 원인
(나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남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변의 아파트를 뒤덮은 거미떼는 어디서 온 것일까.
10일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입주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아파트 외벽에 거미떼가 시커멓게 들러붙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입주한 뒤부터 거미들이 아파트 외벽에 서식하기 시작해 현재는 맨눈으로 봐도 외벽이 거미와 거미줄, 분비물 등으로 온통 뒤덮여 있다.
심지어 베란다 창문에도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거미떼가 우글거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거미와 거미줄, 짙은 갈색을 띠는 거미 배설물 등으로 가득 찬 벽면은 최근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로 보기 힘들 만큼 지저분해 보인다.
지난해 700가구가 입주한 A 아파트와 올해 2월 835가구가 입주한 B 아파트 모두 사정이 다르지 않다.
최고층인 27층부터 1층까지 아파트 바깥쪽 벽면이 거대한 거미집으로 둔갑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폭염에도 창문을 열지 못한 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거미들이 방충망에 촘촘히 자리 잡고 심지어 일부 거미 잔해가 방충망을 통과해 내부로 들어오기도 한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집집이 살충제를 구매해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약효도 잘 듣지 않는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그렇다면 이들 거미떼는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주민들은 아파트에서 20∼30m 떨어진 드들강변의 수풀이 우거진 늪지대를 지목하고 있다.
수풀 주변에 서식하던 거미들이 '먹이사슬'을 따라 자연스럽게 아파트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밤이면 환하게 불을 켜는 아파트에는 거미의 먹이가 되는 하루살이, 나방 등 날벌레 등이 많을 수밖에 없다.
거미로서는 먹이활동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실제로 주민들은 아파트 외벽에 서식하는 거미가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미와 달리 주로 풀숲에서 서식하는 거미와 같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모(56)씨는 "가까운 농산물공판장에서 발견된 거미와 비슷한 모양임을 확인했다"며 "드들강변 풀숲에서도 같은 모양의 거미를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강변 수풀을 불태우거나 정비를 통해 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나주시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나주시는 하천법에 따라 강변 소각은 할 수 없고 주기적으로 풀베기 만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거미가 익충으로 분류돼 방제할 수도 없는 데다 거미를 퇴치하기 위한 약제도 없어 주민들의 불편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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