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네루 이기심 때문에 인도·파키스탄 분리돼"

입력 2018-08-09 18:34
달라이 라마 "네루 이기심 때문에 인도·파키스탄 분리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네루만 아니었다면…."

인도에서 망명 중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8일(현지시간)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금처럼 나뉜 것은 인도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의 자기중심적(self-centred) 태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인도 서부 고아 주(州)의 GIM 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질의·응답하는 도중에 이같이 말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는 1947년 독립했지만, 인도 땅의 일부는 이슬람 인구 다수의 신생국 파키스탄으로 떨어져 나갔다.

인도 인구 대다수는 힌두교를 신봉한다.

두 나라는 이후 여러 차례 전쟁을 치렀고 지금도 카슈미르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 독립 과정에서 파키스탄 정치가인 무하마드 알리 진나가 인도 총리에 오를 기회가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렇게 됐다면 양국이 분열에 이르지 않고 화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마하트마 간디는 진나에게 총리 자리를 주고 싶어했다"며 "하지만 네루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에 네루는 좀 자기중심적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며 네루는 '내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간디의 생각이 실현됐다면 인도는 파키스탄의 탄생 없이 온전히 통일된 나라로 남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도 독립과정에서 간디는 인도 땅 일부에서 파키스탄이란 신생국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하지만 네루는 파키스탄 탄생에 동의했고 곧이어 초대 인도 총리가 됐다.

진나는 파키스탄의 초대 총독이 돼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달라이 라마는 "네루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은 사람이며 경험도 많다"며 "하지만 때로는 실수가 나오기도 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루가 총리이던 1959년 티베트에서 인도로 망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당시 네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네루는 미국이 티베트 해방을 위해 중국과 전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