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워진 미국-이집트…군사원조 재개에 외교수장 회담

입력 2018-08-09 18:48
더 가까워진 미국-이집트…군사원조 재개에 외교수장 회담

폼페이오 미 국무 "이집트는 전략적 파트너"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과 이집트의 협력관계가 최근 강화되고 있다.

미국이 이집트에 군사원조를 재개할 방침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 외교수장이 워싱턴에서 손을 맞잡았다.

9일(현지시간) 이집트 일간 이집션가제트에 따르면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지난 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양국관계 강화 등을 논의했다.

쇼크리 장관은 회담에서 최근 이집트 내 정치·경제적 동향을 설명하고 이집트 정부가 상황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이집트는 중동에서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표현한 뒤 "미국은 이집트를 정치·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쇼크리 장관은 시리아, 리비아, 팔레스타인 상황도 논의하고 중동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쇼크리 장관은 이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만나 미국이 이집트에 대한 원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집트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 국가라고 강조했다.

쇼크리 장관의 미국 방문은 양국 협력관계가 강화되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지난달 2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집트에 대한 군사원조 자금 보류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년 동안 양국의 가장 껄끄러운 문제가 해결된 셈이다.

미국은 지난해 이집트가 인권과 민주화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정부 예산에 책정했던 군사원조 자금 1억9천500만 달러(약 2천200억 원)의 지급을 보류했고 이집트는 미국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집트는 1979년부터 미국으로부터 매년 평균 13억 달러(약 1조5천억 원) 상당의 군사원조를 받아왔다.

미국의 군사원조 재개를 계기로 이집트와 미국의 협력관계는 완전히 복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한 뒤 이집트에 우호적 태도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작년 4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협력 강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테러 대응 등을 논의했다.

이집트 정상이 백악관을 방문하기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인권유린 논란에 휩싸였던 엘시시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한 모양새가 됐다.

전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3년 이집트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민선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한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을 거부했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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