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어수선한 한국 승마, 인천의 영광 되살릴 수 있을까
2014년 금 4개로 최고 성적…마장마술·종합마술서 금메달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은 한국 승마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명예회복을 꿈꾼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 승마에서 금메달 15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5개로 일본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나라다.
특히 4년 전 인천 대회에선 마장마술과 종합마술 개인·단체전을 석권하는 등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출전국 중 최고 성적을 거둬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나라를 뒤흔든 '최순실 사태'의 불똥이 튀어 인천 대회 대표 선발 과정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4년 전 위업은 퇴색됐고, 이후에도 1년 반가량 내부 갈등과 수뇌부 공백이 이어져 사실상 마비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
그 사이 두 명의 협회장이 새로 뽑혔으나 얼마 버티지 못한 채 떠났고, 새로 협회를 맡을 새 인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없다 보니 아시안게임 준비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선발전은 5월 말에 가까스로 열렸고, 출전에 필요한 비용도 협회 적립금 등으로 어렵사리 마련됐다.
여러모로 여건이 어렵지만, 한국 승마는 마장마술과 종합마술에서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마장마술은 한국이 1998년 방콕 대회부터 5회 연속 개인·단체전을 독식해 온 종목이다.
인천 대회 2관왕인 황영식(28)은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해외에서 기량 쌓기에 집중하며 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않았고, 이번 대회엔 김혁(23·경남승마협회), 김균섭(37·인천체육회), 김춘필(40·발리오스승마단), 남동헌(30·모나미승마단)이 출전한다.
4년 전 멤버 중에는 남은 선수가 김균섭뿐이지만, 독일 유학파로 일찌감치 기대주로 꼽힌 김혁이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며 팀의 선봉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1998년부터 한국이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사이 2위 다툼을 해 온 일본과 말레이시아 등이 이번에도 주요 경쟁국들이다. 여기에 인천 대회에서 사상 첫 개인전 동메달리스트를 탄생시킨 인도네시아가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인천 대회에서 28년 만에 '금맥'을 되살린 종합마술에서는 당시 2관왕을 달성한 송상욱(45·소노펠리체승마단)이 이번 대회에서도 팀을 이끈다. 홍원재(25·세종시승마협회), 김석(26·강원승마협회), 김성수(36·소노펠리체승마단)가 함께한다.
마장마술과 장애물에 크로스컨트리까지 소화해야 하는 종합마술에선 전통의 강호인 일본 등과 맞서야 한다.
김석, 오성환(39·경남승마협회), 손봉각(44·대구승마협회) 이요셉(44·충남승마협회)이 출전하는 장애물 대표팀은 지난 두 대회 메달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던 만큼 이번엔 시상대에 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인천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사우디아라비아, 단체전 우승팀인 카타르를 비롯한 강한 중동세를 넘어야 한다.
아시안게임 승마는 성별 구분 없이 마장마술·종합마술·장애물 세 종목에서 각각 개인·단체전이 열려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이번 대회 경기는 20일 마장마술 단체전을 시작으로 30일까지 자카르타 국제승마공원에서 이어진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