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 스파이 독살시도 혐의 입증 못해"…미 추가 제재에 반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이 영국에서 벌어진 스파이 독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하자 러시아가 반발했다.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9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8일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에 '엄한' 제재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우리 부(副)대사에게 통보했다"며 미국의 제재 부과 사실을 확인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대사관은 "미국이 제재 부과 이유로 밝힌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기도 혐의는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영국에 협력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스크리팔은 앞서 올해 3월 영국 남부에서 딸 율리야와 함께 독극물 '노비촉'에 노출돼 사경을 헤맸다.
영국 정부는 수사를 벌여 중독 시도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다른 서방 국가에서도 러시아 외교관 추방이 뒤따랐으며 러시아 정부도 동일한 수위로 보복했다.
주미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어떤 사실이나 증거도 제공되지 않는 데 익숙해졌다"면서 미국이 제재 부과를 통보하면서도 스크리팔 독살 기도 혐의를 입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대사관은 "미국 측은 '기밀'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러시아에 책임이라고 결론을 내릴 만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했다는 말을 듣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미국 국무부는 스크리팔 부녀 독살 미수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결론 내리고,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추가 제재로 '국가 안보와 관련된 품목·기술'의 대러 수출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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