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에 주행거리 4만㎞ 조작' 중고차 사기적발…슈퍼카도 표적

입력 2018-08-09 12:00
수정 2018-08-09 17:57
'5분만에 주행거리 4만㎞ 조작' 중고차 사기적발…슈퍼카도 표적



람보르기니 등 피해차량 145대…재판매한 중고차도 있어 피해규모 더 클 듯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조작 흔적이 남지 않는 특수장비로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뿐만 아니라 수입차·국산차를 가리지 않고 주행거리를 조작해 중고로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작기술자 송모(39)씨와 중고자동차 판매원 이모(42)씨를 자동차관리법위반 및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다른 중고차 판매원 김모(42)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자동차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인 OBD(On Board Diagnostics)에 연결하면 주행거리를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는 기계를 외국에서 사와 중고차 판매업자들을 상대로 중고차 주행거리 조작을 권유했다.

송씨는 2015년 7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80만원을 받고 수입차 주행거리를 16만8천476㎞에서 12만7천842㎞로 약 4만㎞ 낮추는 등 중고차 145대의 주행거리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규 차는 4년마다, 그 이후에는 2년마다 정기검진을 받아 주행거리를 자동차등록원부에 입력하기 때문에 송씨는 주로 출고한 지 4년이 안 돼 자동차검사 기록이 없는 차들의 주행거리를 조작했다. 연식이 4년이 넘은 경우에는 자동차등록원부에 기록한 주행거리보다 높게 변경했다.

송씨가 주행거리를 조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이었고 길어도 10분 안에는 작업을 끝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차명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현금만을 사용하는 등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송씨에게 주행거리 조작을 의뢰한 중고차 판매원 이씨는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경매업체에서 낙찰받은 중고차량 130대의 주행거리를 낮춰 시세보다 100만∼500만 원 비싸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송씨가 주행거리를 조작한 중고차를 구매한 피해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중고차를 다시 판매해 실제 운전자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 일당처럼 자동차 주행거리를 조작해서 판매하면 제때 부품 교체나 정비를 하지 못해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며 "중고차를 살 때는 자동차 등록증이나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www.ecar.go.kr)에서 주행거리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YNAPHOTO path='AKR20180809061400004_02_i.jpg' id='AKR20180809061400004_0201' title='자동차 주행거리를 조작하는 특수장비' caption='[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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