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복 강진 사망자, 400명 육박…중상자 1천명 넘어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휴양지 롬복 섬 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해 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9일 데틱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롬복 섬을 관할하는 서(西) 누사텡가라 주 정부는 지진으로 숨진 주민의 수가 전날 오후 3시 기준 38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줄키어플리만샤 서누사텡가라 주지사는 "북(北) 롬복 지역에서만 347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상자는 1천33명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사망자 공식 집계는 131명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최대 피해 지역인 린자니 화산 주변 지역으로 가는 도로가 망가지고 정전이 일어나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 오후 7시 46분께 북롬복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롬복 섬과 주변 지역에서는 건물 4만2천239채가 무너지거나 파손돼 15만6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난 당국은 전날부터 중장비를 갖춘 구조대가 잇따라 현장에 투입되면서 지지부진하던 구조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매몰자의 생존확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점으로 알려진 재해 후 72시간이 이미 지난 상황이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도네시아가 여행하기 위험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가질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인도네시아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관광산업 개발에 역점을 둬 왔고, 이달 18일부터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란 대형 국제행사를 치른다.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치안·법률 조정장관은 서누사텡가라 주정부가 이번 사태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면서 중앙 정부는 롬복 섬 강진을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이미 롬복 섬 현지에서 긴급구호에 착수한 중국과 싱가포르 등 국가의 비정부기구(NGO)에 대해 활동을 중단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기 전에 특정 국가 출신의 NGO가 들어와 활동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예전부터 활동해 온 국제구호기구들은 롬복 섬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는 데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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