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분화 인공장기 몸 밖에서도 성숙…최초 보고

입력 2018-08-09 09:27
줄기세포 분화 인공장기 몸 밖에서도 성숙…최초 보고

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 '장관 오가노이드 미성숙' 해결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인간 장기를 닮은 인공장기를 몸 밖에서 성숙게 하는 기술이 최초로 보고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 연구팀은 인간 장관 오가노이드 체외 성숙화(in vitro mat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9일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소장이나 대장 같은 장관(intestine)을 모사한 장기 유사체다.

정확한 약물반응이나 질환 표현형을 재현하려면 성숙한 장관 오가노이드가 필요하다.

인간 전분화능(全分化能) 줄기세포로부터 만드는 장관 오가노이드 분화는 2011년 처음 소개됐다.

그러나 이 모델은 미성숙한 태아의 장관 특성을 가지는 데다 기능적 측면에서 성숙한 장관에 미치지 못하는 불완전한 형태였다.

생명연 연구팀은 3차원(3D) 분화 기술을 이용해 실제 장관과 유사한 세포 구성과 구조를 가지는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면역세포와의 공 배양(Co-culture) 전략을 통해 장관 오가노이드 성숙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게 큰 성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성숙에 기여하는 핵심 인자와 원리도 규명했다.



인간 장관 발달과정을 본떠 줄기세포에 여러 면역 인자(사이토킨)를 처리한 연구팀은 단계별로 전분화능 줄기세포, 내배엽 세포, 후장 스페로이드 분화 단계를 거친 장관 오가노이드 제작 기술을 구축했다.

성숙한 소장에서 나타나는 특이적 지표 유전자와 단백질 발현 패턴을 보일 뿐만 아니라 성체 장기(소장) 기능성 재현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라고 생명연은 강조했다.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체외 성숙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뜻이다.

줄기세포연구센터 손미영 박사는 "해당 장관 오가노이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능성 인간 장관 모델"이라며 "인체와의 유사도가 굉장히 높아진 만큼 인체 반응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손미영·김장환·정초록 박사가 교신 저자로, 정광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통합과정생이 1 저자로 각각 이름을 올린 연구 논문은 지난 2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