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 상징 오나가 현지사 별세(종합)
헤노코 기지 이전 놓고 아베 정권과 '대립각'…차기 지사선거 '주목'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의 미군기지 반대 운동을 주도해온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지사가 8일 향년 6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오키나와 나하(那覇)시 출신인 고인은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헤노코(邊野古) 이전 반대 운동을 이끈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반대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회사원 출신으로 나하시 시의원, 오키나와 현의원, 나하시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4년 헤노코 이전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오키나와현지사에 당선됐다.
전임 지사가 이전 추진 조치를 뒤집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과 법정 싸움까지 불사하며 기지 이전 반대 운동을 펼쳐온 그는 지난 4월 건강검진에서 췌장암이 발견된 뒤 수술을 받고 공무에 임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헤노코 이전을 위한 해안부 매립 승인의 철회를 발표하며 정부와 날을 세우기도 했다.
헤노코 이전 반대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오나가 지사가 별세함에 따라 이 문제를 중앙 정부와 오키나와현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교도통신은 후임을 뽑는 오키나와 지사 선거의 결과가 기지 이전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는 오키나와현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사망 사실을 통보한 다음날부터 50일 이내에 열린다.
일본 정부는 시가지 한가운데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으로 불리는 후텐마 비행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 1996년 이 기지를 반환하기로 했고, 1999년 나고(名護)시의 헤노코를 이전지로 정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헤노코 기지 역시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데다 산호초 등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지 이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오키나와에는 미군 기지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어서 주민들의 반미 정서가 강하다. 이 지역에서는 미군이나 미군 군속에 의한 폭행 사건이나 미군 전투기의 불시착과 부품 낙하 사고 등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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