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패러글라이딩 사망사고 두달 흘렀지만 수사·보상 '감감'
한국대사관 "현재까지 수사 경과 통보 못 받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에서 20대 한국 관광객이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숨진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수사와 보상 소식이 전혀 없이 감감하다.
8일(현지시간) 주(駐)터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올해 6월초 터키 남서부 파묵칼레에서 발생한 한국 관광객의 패러글라이딩 추락·사망사고의 수사 결과가 현재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보상 등 수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처도 전혀 진행되지 못했다.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번 사건을 맡은 데니즐리주(州) 검찰에 수사 경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여전히 수사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할 뿐 지금까지 진척 상황을 대사관과 공유하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6월 3일 파묵칼레에서 한국인 관광객 서모(28)씨가 터키인 숙련자(파일럿)와 함께 2인승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착륙 과정에서 추락해 숨졌다.
패러글라딩을 조종한 숙련자는 다쳤으나 목숨을 건졌다.
사고 후 데니즐리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사고보상에 책임을 져야 할 패러글라이딩 관광상품 운영 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서씨의 일행 임모씨는 당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패러글라이딩 상품을 판매한 사무실로 가격을 문의하러 갔을 때 자리를 지킨 직원은 '우리가 구입한 상품이 보험에 가입된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고 후 해당 업체는 "우리는 판매만 했을 뿐 운영 주체가 아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대사관 관계자는 "수사에서 결론이 내려져야 유족이 그에 따라 보상 절차를 밟을지 결정할 수 있을 텐데 우리도 아직 수사 결과를 받지 못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파묵칼레 패러글라이딩 상품은 최근 한국 개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번 사고로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가 드러났다.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관광 등이 비교적 엄격하게 당국의 안전관리를 받는 데 비해 일부 관광명소의 패러글라이딩은 이러한 규제 자체가 미흡한 편이다.
데니즐리주는 사후약방문격으로 제도 정비에 나선 것으로 터키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번 사고 후 한국대사관은 우리 국민이 터키에서 패러글라이딩 상품을 이용할 때 유의할 사항을 웹사이트에 공지했다.
한국대사관은 패러글라이딩 상품을 이용하려는 국민은 사업체가 계약서를 작성하는지, 보험에 가입했는지, 조종사가 상업용 패러글라이딩 자격(T2) 취득자인지 등을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또 스릴을 위해 지나치게 위험한 비행기술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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