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여홍철 딸 대신 '여서정'으로 불리고 싶어요"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 둘째 딸 여서정, 도마서 메달 도전
(진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여홍철 딸이 아닌 여서정으로 불리고 싶어요."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DNA를 물려받은 한국 여자 기계체조 유망주 여서정(16·경기체고)이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체조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여서정은 "열심히 준비해서 메달을 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단체전에선 막내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여 교수의 둘째 딸인 여서정은 모처럼 등장한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기대주다.
대표 선발전 1위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6월 포르투갈 기마랑이스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챌린지컵 여자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아시안게임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끊긴 여자 기계체조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희망도 부풀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다 보니 도마 종목에 애착을 두고 있다는 그는 "도마에서 메달을 따고 싶고, 마루에서도 결승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몸을 펴 두 바퀴를 비틀어 720도 회전하는 고난도 기술을 준비하는 그는 실전에서 성공하면 '여서정'이라는 이름으로 FIG 채점 규정집에 올릴 수 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 사냥을 위해 기존 기술을 쓰기로 했다.
여서정은 "그 기술은 아직 미완성이라 실수 확률이 높아질 수 있어서 원래 하던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서 나설 것"이라면서 "금메달을 따고 싶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이 어떤 기술을 들고나올지 모르니 가서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선 핸드스프링 이후 540도를 비트는 기술과 유리첸코(땅을 먼저 짚고 구름판을 굴러 뒤로 두 바퀴 도는 기술) 뒤 720도를 비트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선발전 때부터 '여홍철 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쏟아진 큰 관심에 부담을 느껴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지만,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아버지의 응원 속에 마지막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다리가 튼실한 게 장점인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은 웃는 모습이 예쁘다고 하더라"며 배시시 미소 짓던 그는 목표를 말할 때만큼은 대표팀 '막내'가 아니라 '대표주자'가 확실했다.
"여자 기계체조가 비인기 종목이잖아요. 제가 체조선수라고 하면 '손연재가 하는 거?'라는 질문을 받을 만큼 비인기 종목이라는 게 느껴져요. 우리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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