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조지아 침공' 10년…"점령 규탄" vs "나토 가입은 재앙"

입력 2018-08-07 22:43
'러, 조지아 침공' 10년…"점령 규탄" vs "나토 가입은 재앙"

조지아 외교부·EU "압하지야·남오세티야 점령, 국제법 위반"

러시아 외교부 "쌍방, 무력중단 합의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남(南)캅카스 국가 조지아가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당한 지 10년을 맞아 러시아를 규탄하고 조지아 영토 점령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조지아에 '무서운' 결과를 거론하며 위협했다.

기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7일(트빌리시 현지시간) 트빌리시에서 열린 우방국 원탁회의에서 "(10년 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은) 침략행위이자 점령이며,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마르그벨라슈빌리 대통령은 "침공 후에도 침략자의 탐욕은 커져만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원탁회의에는 마르그벨라슈빌리 대통령 등 조지아 정부 측과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외교장관이 참석했다.





10년 전 2008년 8월 8일 러시아는 트빌리시 북쪽의 남(南)오세티야 분리주의세력을 지원하고자 조지아를 침공하고 닷새 만에 승리를 거뒀다.

이 전쟁의 결과로 양측에서 군인과 민간인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러시아에 접한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는 조지아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일방적으로 분리·독립을 선포했다.

2003년 무혈 '장미혁명' 이래 친유럽 노선을 택한 조지아는 러시아군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한순간에 영토의 20%를 사실상 상실했다.

이후 조지아는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나토 가입에 더 매달리게 됐다.

이날 조지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어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중략) 점령지에서 군사력을 되레 증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도 조지아 주권과 영토 유지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러시아군의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주둔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에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독립국으로 인정한 나라는 러시아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나우루, 시리아 등 5개국뿐이다.



러시아는 군사개입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조지아의 나토 가입 추진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조지아가 남오세티야를 먼저 침략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개입에 나섰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어 "쌍방이 무력 사용 중단에 합의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코메르산트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조지아의 나토 가입은 심각한 분쟁의 방아쇠를 당겨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러시아CIS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에브세예프 부소장은 조지아가 나토 가입을 강행하면 남오세티야가 무력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러시아 연방에 편입되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