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만나면 펄펄…이정후 "KIA라서 더 잘하려는 건 아닌데…"
이정후, KIA 상대 통산 타율 0.440으로 최고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인연이라면 묘한 인연이다. 외야수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는 프로데뷔 후 유독 아버지의 친정 팀인 KIA 타이거즈만 만나면 펄펄 날아다닌다.
지난해 KIA를 상대로 타율 0.397(63타수 25안타)로 강한 면모를 뽐냈던 이정후는 올해 KIA전 타율이 0.517(29타수 15안타)에 이른다.
프로 통산 KIA전 타율은 0.440(91타수 40안타)으로 그가 상대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다.
7일 고척 KIA전에서도 이정후는 '호랑이 격파' 선봉장으로 나섰다.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올해 두 번째 4안타 경기를 펼쳤고, 시즌 5호 2점 홈런까지 작렬했다.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부터 KIA 선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2루타를 뽑아낸 뒤 이택근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올렸다.
3회말 헥터를 상대로 다시 2루타를 터트렸던 이정후는 4회말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투수가 바뀐 뒤에도 이정후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아갔다.
3-1로 앞선 7회말 김세현을 상대로 우익수 앞 안타를 터트린 뒤 홈을 밟았고, 8회말에는 1사 1루에서 홍건희의 슬라이더를 때려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쐐기 2점 홈런을 날렸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을 잊어버린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50까지 올라갔다.
이정후는 "상대가 KIA라 더 잘하려고 하는 건 전혀 없다"며 "다른 팀을 상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지만, 단지 컨디션이 좋을 때 만나는 것일 뿐이지 더 잘해야 하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공백이 있어서 아쉬웠다"며 "지금 출전하는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뛴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정후는 올해 부상 때문에 두 차례 1군에서 말소됐고, 날짜로 따지면 45일이나 빠졌다.
끝으로 그는 "올해 목표가 180안타였는데 힘들어졌다"며 "개인적으로는 4할 출루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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