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서 작년에 11세 소년 포함 2천309명 안락사…하루 6명꼴

입력 2018-08-07 19:09
벨기에서 작년에 11세 소년 포함 2천309명 안락사…하루 6명꼴

2016년엔 미성년자 2명 등 2천28명…생명윤리 논란 계속돼

대부분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나 여러 질환 앓는 합병증 환자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안락사가 법적으로 허용된 벨기에에서 작년에 하루 6명꼴로 안락사를 선택해 생을 마감한 것으로 7일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는 11살 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생명윤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벨기에 연방 안락사 통제평가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8차 보고서에서 작년에 모두 2천309명이 안락사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의 2천28명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하루에 6.3명, 한 달에 192.4명꼴로 안락사한 셈이다.

작년에 안락사를 선택한 사람 가운데 60세 이상이 1천992명으로 대부분(86.3%)을 차지했고 50대 228명, 40대 56명, 30대 17명, 18세~29세 15명이었고, 미성년자인 11세 소년도 한 명 있었다.

또 60세 이상자 가운데 100세 이상인 사람도 8명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벨기에에서 미성년자에게도 안락사가 허용되면서 지금까지 2016년에 2명, 작년에 1명 등 모두 3명이 안락사 조치를 받았다.

작년에 안락사를 받은 사람 중 성별로는 남성이 1천175명, 여성이 1천134명으로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안락사를 선택한 사람은 대부분 치료가 어려운 암 환자(61.4%, 1천417명)나 여러 질환을 함께 앓는 합병증 환자(19.1%, 442명)였다.

안락사는 벨기에를 비롯해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위스, 미국의 오리건주 등에서 합법화돼있다.

지난 2002년 4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의 경우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6천91명이 안락사를 선택했다고 네덜란드 안락사 검토위원회가 작년에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 벨기에에서는 프랑스, 영국 등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은 국가의 국민이 안락사를 위해 벨기에를 방문해 생을 마치는 '안락사 여행'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람이 계속 늘면서 생명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8월 벨기에의 가톨릭 자선단체인 '자선형제회'에 대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안락사 제공을 중단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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